하천의 샴악어가 드러낸 외래종 거래 구멍
핵심 요약
여주 소양천에서 발견된 샴악어는 인터넷 카페에서 거래돼 택배로 배송된 불법 사육 개체였다. 온라인에서는 등록과 서류 확인이 허술한 국제적 멸종위기종 거래가 이어지고 있었다. 충동구매 뒤 유기·유실된 외래종이 늘면서 구조·보호 시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기 여주시 소양천변에서 지난달 18일 발견된 악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1급 샴악어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개체를 포획했고, 경찰은 수사에 나선 지 8일 만에 30대 소유자를 붙잡았다. 이 남성은 3년 전 인터넷 카페에서 120만원을 주고 악어를 산 뒤 집에서 불법으로 길렀으며, 당시 살아 있는 개체를 택배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온라인 판매 현장에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관리 절차가 형식에 그치는 사례가 확인됐다. 60만원에 나온 2급 돼지코거북은 사육시설 등록 대상인데도 판매자가 등록 여부를 구매자의 선택처럼 안내했다. 고속버스 택배 전용 결제창을 둔 사이트도 있었고, 반입 경로나 양도·양수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거래도 이어졌다. 30만원에 분양된 2급 무타빌리스 도마뱀은 수출입허가서에 다른 종인 브레비로 기재돼 있었다.
거래 게시판에는 관련 서류가 없는 파충류와 양서류를 ‘급처’나 ‘급매’한다는 글도 남아 있었다. 호기심으로 구입한 뒤 성체 크기와 먹이, 수명, 사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는 문제도 반복됐다. 국립생태원 게시판에는 크게 자란 설카타 거북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 올라왔고, 최근 일주일 동안 비슷한 수거 문의가 3건 접수됐다. 돼지코거북은 성체의 등갑이 70㎝까지, 붉은귀거북은 30㎝까지 자랄 수 있다.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지하철역 화장실에서는 2급 볼파이톤이 발견됐고, 2022년 6월에는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2급 설카타 거북 두 마리가 돌아다니다 구조됐다. 두 사례의 개체들은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졌다. 국립생태원은 2021년 9월부터 밀수·유기·불법 사육으로 구조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1급 35개체, 2급 91개체, 3급 9개체 등 총 135개체를 새로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