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든 가방 운반한 외국인, 인식 입증 안 돼 무죄
핵심 요약
필로폰 2.12㎏을 제주로 반입한 혐의로 기소된 말레이시아 국적 40대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다이아몬드를 운반하는 줄 알았으며 가방 속 필로폰의 존재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필로폰을 인식했다는 점이 제출된 증거만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는 13일 필로폰 2.12㎏을 제주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말레이시아 국적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A씨가 가방 속 내용물을 필로폰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23일 캄보디아에서 항공기를 타고 제주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 과정에서 A씨가 위탁수하물로 맡긴 여행용 가방을 확인한 결과 필로폰이 발견됐다. 적발된 양은 2.12㎏으로, 1회 투약량을 0.03g으로 계산하면 약 7만600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자신은 다이아몬드를 운반하는 일로 알고 가방을 맡았을 뿐이며, 내부에 필로폰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사건의 쟁점은 마약류가 실제로 가방에서 나온 사실 자체보다 A씨가 운반 당시 그 내용물을 필로폰으로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맞춰졌다.
재판장 서범욱 부장판사가 이끄는 재판부는 검사가 법정에 낸 증거만으로 A씨의 인식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여행용 가방 안에 필로폰이 있다는 사실을 A씨가 알았다고 단정할 수준의 범죄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