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 확인 늦고 임시조치 공백…살해·납치 전 보호 미흡
핵심 요약
경찰은 기존 임시조치 만료 엿새 뒤 재신청했고, 법원 결정 전 범행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지방으로 피신하지 않고 서울에 머물렀으며, 경찰은 이달 5일 이를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위험도 평가와 가해자 접근 차단, 국가 관리 시설 연계를 강조했다.
혼인 무효소송 중이던 20대 남성이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사건에서, 경찰의 피해자 확인과 접근금지 조치 재신청이 늦어 보호 공백이 생겼다. 기존 임시조치는 지난달 30일 끝났고, 경찰은 엿새 뒤인 이달 6일 재신청했다. 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인 11일 범행이 발생했다.
아내 B씨의 신고로 경찰은 지난 8월 남편 A씨를 상습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막는 긴급임시조치를 신청했다. 만료 하루 전 경찰은 B씨가 서울 송파구 자택에 있음을 확인한 뒤, A씨가 주소를 아는 만큼 지방으로 피신하라고 권고했다. 경찰은 B씨가 알겠다고 답해 떠난 것으로 여겼지만, B씨는 변호사 선임 등을 이유로 서울에 머물렀다. 경찰은 이달 5일 통화에서야 이를 확인했다.
범행 전 가정폭력 사건 피해자 조사는 세 차례 있었지만 A씨 조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한 차례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다음 조사 예정일을 이틀 앞둔 11일 범행했다. 경찰은 임시조치 재신청 여부를 위험성에 따라 판단하며, 안전 가옥을 확보했고 첫 조치 기간에 A씨가 찾아온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내부 규정에 따라 주 1회 전화로 안전을 확인했으며,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신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신청 이틀 뒤인 8일 검사는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했으나, 한글날 연휴 중 범행이 발생해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통상 청구 뒤 결정까지 2~3일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김상균 백석대 교수는 피해자 확인이 소홀했고 위험도 평가와 피신 권고에 그친 대응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는 친척 집에 머무는 방식으로는 소재와 안전 확인이 어렵다며 국가 관리 시설과 연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