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몰린 계곡, 안전 인력·장비는 빠듯
핵심 요약
휴가철 용소폭포에 약 500명이 몰리면서 고령의 안전요원 13명이 위험 행동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양평 주요 물놀이 구역도 순찰 인력과 구조 장비가 부족한 가운데 일부 방문객이 구명조끼 착용을 꺼렸다. 2023~2025년 여름철 물놀이 사고로 54명이 숨져 안전 장구 착용과 위험 수영 자제가 요구된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지난 9일 경기 가평 도대리 용소폭포에는 오전 10시께부터 약 500명이 몰렸다. 이라크 출신 20대 남성이 공중에서 뒤로 돈 뒤 물에 뛰어들자, 한국인으로 보이는 또 다른 20대 남성도 앞으로 돌며 입수했다. 짧은 도약 탓에 머리가 바위를 가까스로 비껴가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현장 안전요원 13명이 계곡과 절벽 곳곳을 모두 통제하기에는 인파가 많았다.
11년째 용소폭포에서 근무하는 주민 황영범(74)씨를 비롯한 고령의 안전요원들은 노란 조끼를 입고 호루라기를 불며 위험 행동을 막았다. 무료로 빌려주는 구명조끼를 두고도 물에 뜨는 수영복을 입었다거나 UDT 복무 경력, 인명구조 자격을 내세우며 착용하지 않으려는 방문객이 있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에서 온 외국인도 적지 않아 의사소통이 또 다른 부담이 됐다. 황씨가 금지 구역의 다이빙을 저지하려 달려갔지만 막지 못한 일도 있었다.
같은 날 경기 양평 광탄리 유원지에서는 의용소방대원들이 구명조끼 대여를 안내했으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11살 아들과 온 남성은 통제선 안쪽은 위험하지 않다고 여겼고, 다슬기를 잡던 노년 남성은 몸이 뜬다는 이유로 지급받은 조끼를 물 밖에 벗어뒀다. 양평에서는 의용소방대원 18명이 주요 계곡과 하천 20곳 가운데 14곳을 차량으로 순찰한다. 한 차례 순찰에 서너 시간이 걸리는 데다 광탄리 유원지의 구명보트 2척 중 1척은 고장 난 상태였다.
여름철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5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영 미숙으로 숨진 사람은 27명, 음주와 안전 부주의로 사망한 사람은 21명이었다. 이달에도 3일 충북 괴산 쌍곡계곡과 4일 가평 북면 계곡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모든 구역에 인력을 두기 어려운 현실을 보완할 구조용 드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고를 줄이려면 깊은 수심과 음주 수영, 일몰 뒤 입수를 피하고 구명조끼 등 안전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