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동 성범죄 사건 8만건, 수사망 곳곳 공백
핵심 요약
프랑스 전역에서 처리 중인 아동 대상 성폭력 고소가 8만5047건으로 집계됐다. 전산 미등록과 서류 분실, 시스템 노후화, 전문 인력 부족이 전국 수사 현장에서 확인됐다. 법무부와 내무부는 다음 달 3일 합동회의를 열어 실태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 법무부가 전국 37개 고등검찰청을 대상으로 아동 성범죄 사건 처리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사건 추적 실패, 수사관의 전문성 결여가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12쪽 분량의 내부 문건에는 현재 처리 중인 아동 대상 성폭력 고소가 8만5047건에 이르며, 사법당국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은 사건도 수천 건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이 문건을 내무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지역별 조사에서는 수사 체계의 허점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전산에 잡히지 않은 사건은 님에서 1275건, 캉에서 905건이 발견됐고 부르주에서는 사건 서류 약 15건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낡은 경찰 시스템 탓에 디지털로 작성된 수백 쪽의 문서를 다시 종이로 출력하는 일도 벌어졌다. 샹베리에서는 추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건 담당 부서를 확인하기 어려웠으며, 일부 사건은 분실 처리된 상태였다.
조사는 지난 6월 4일 제르주 플뢰랑스에서 실종된 11세 중학생 리아나가 닷새 뒤 인근 헛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체포된 제롬 바렐라(41)는 앞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네 차례 고소됐지만 기소된 적이 없었다. 보르도와 브장송에서는 비전문 인력이 아동 진술을 받거나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한 사례가 확인됐다. 그라스에서는 2022년 전문 수사팀 자체가 폐지된 사실도 드러났다.
업무 과부하도 수사 부실을 키운 핵심 문제로 확인됐다. 아미앵에서는 수사관 3명이 한 사람당 300건이 넘는 사건을 맡았고, 르망의 가정보호팀 수사관 6명에게는 4000건이 배정돼 있었다. 문건 공개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법무부와 내무부 사이의 책임 공방도 불거졌다. 다르마냉 장관은 수사 인력과 사법적 대응의 열악한 실태를 지적하고, 다음 달 3일 양 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현황 점검과 대책 마련에 착수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