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인근 탈북민 절반가량 염색체 이상…누적 피폭 가능성
핵심 요약
지난해 풍계리 인근 탈북민 피폭 조사에서 검사자 59명 중 26명이 염색체 이상 판정을 받았다. 3년간 누적 검사에서는 174명 중 55명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의료원은 교란변수로 인해 핵실험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출신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피폭 실태조사에서 검사 대상 59명 중 26명(44.1%)이 염색체 이상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가 31일 공개한 한국원자력의학원의 ‘2025년 북향민 피폭 실태조사 사업 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북한 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등 풍계리 인근 8개 시·군 출신 탈북민 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64명 중 과거 피폭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을 보였던 5명은 이번에 정밀 건강검진만 받았고, 나머지 59명은 피폭 검사와 건강검진을 함께 받았다. 전신계수기 검사와 소변시료 분석에서는 현재 체내 방사능 오염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출생 이후 누적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하는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 59명 중 26명이 기준치(0.25그레이)를 초과했다. 이 26명을 대상으로 한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는 6명이 최근 3~6개월 이내 피폭 기준치(0.1그레이)를 넘겼다.
의료원은 불안정형 검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6명은 국내 입국 이후 의료용 방사선 등에 의한 결과로 해석되며, 나머지 20명은 과거 방사선 노출로 인한 염색체 변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검사만으로 피폭 원인과 시점을 특정할 수 없고, 의료 방사선이나 흡연 같은 교란변수가 존재해 북한 핵실험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제기됐다. 의료원은 북한 내 거주 환경 정보가 없어 원인 분석에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23년부터 3년간 풍계리 인근 출신 탈북민 174명을 대상으로 피폭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55명(31.6%)이 염색체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80명 중 17명(21.3%), 2024년 35명 중 12명(34.3%), 2025년 59명 중 26명(44.1%)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건강검진에서는 갑상선 결절, 지방간, 고지혈증, B형 간염 등 경증 질환이 발견됐지만 암 같은 중증 질환은 없었다. 현재 풍계리 인근 8개 시·군 출신 탈북민은 약 800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