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첫 이투루프행에 러·일 영토 갈등 재점화
핵심 요약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 이투루프섬을 처음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수산물 가공 공장 방문에 앞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훈련을 시찰했다. 일본 정부는 북방 4개 섬이 자국 고유 영토라며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강력히 항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일본과 러시아가 영유권을 놓고 대립해 온 쿠릴열도를 취임 후 처음 방문했다.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을 순방 중인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 남부 이투루프섬에 도착해 현지 수산물 가공 공장을 둘러봤다. 일본 정부는 자국이 북방영토로 규정한 섬을 러시아 정상이 찾은 데 대해 즉각 강하게 항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투루프섬에 가기 전 사할린주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훈련을 시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과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앞서 모두 다섯 차례 이 지역을 방문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일정에는 군사 훈련 시찰과 분쟁 지역 내 산업시설 방문이 잇달아 포함됐다.
쿠릴열도는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반도 사이에 자리한 군도다. 일본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했으나, 이후 남쪽의 쿠나시르·이투루프·하보마이 군도·시코탄 등 4개 섬을 북방영토로 부르며 반환을 요구해 왔다. 현재 이들 섬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어 양국의 영유권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채 러시아에 일방적 제재를 가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러시아가 일본을 위협하거나 일본 영토에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쿠릴열도를 자국 영토로 간주해 분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투루프를 포함한 북방 4개 섬이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일본 고유 영토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번 방문에 강력히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