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판단 20초, AI가 가속한 가자 전쟁
핵심 요약
이스라엘의 군사 AI는 표적 후보를 신속하고 대량으로 생성하며 가자지구 군사작전의 속도를 높였다. 라벤더는 한 사람을 약 20초 만에 평가하고, 가스펠은 하루 약 100개의 폭격 목표를 제안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AI가 킬체인 전반에 관여하면서 오인 가능성과 민간인 피해, 전쟁의 대량화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서 인공지능은 공격 대상을 대량으로 선별하며 전쟁 수행 속도를 끌어올렸다. 2023년 10월 이후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고 국제형사재판소가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제기한 가운데, AI가 정밀성을 높여 피해를 줄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가자지구에서는 표적 생성 규모가 급격히 확대됐다. 2024년 말 가자지구 구조물의 약 69%가 피해를 입었고, 손상된 가구는 약 24만5000가구로 추정됐다.
정보부대 Unit 8200을 중심으로 개발된 라벤더는 휴대전화 통신 기록과 소셜미디어 관계, 사진, 전화번호부, 메시지 그룹, 주소 변경 이력 등을 분석해 특정 인물이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조직원일 가능성을 점수화한다. 확인된 조직원의 특성을 학습해 미분류 대상에서 후보를 찾는 양성-비라벨 학습 방식이며, 개인 한 명을 평가하는 데 약 20초가 걸린다. 정확도는 약 90%로 제시됐지만 약 3만7000명을 표적으로 분류했다면 단순 계산상 수천 명의 오인 가능성이 남는다. 하위급 전투원 공격에는 최대 20명, 고위급 표적에는 100명 넘는 민간인 피해를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과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가스펠은 드론 영상, 감청·감시 자료, 공개 정보 등을 결합해 군사적 가치를 평가하고 공격 우선순위를 제안하는 체계다. 구체적인 알고리즘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AI가 표적 후보를 대량 생성한 뒤 인간 분석관이 최종 검토한다. 과거 1년에 약 50개였던 폭격 목표 선정 능력이 가스펠을 통해 하루 약 100개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제시됐다. 기존에는 분석관이 위성사진과 감청 정보 등을 직접 교차 검증해야 했지만, 자동화로 수일이나 수주가 필요했던 분석을 수분 또는 수초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군사 AI의 개입 범위는 대상을 고르는 라벤더와 장소를 정하는 가스펠에 머물지 않는다. 사용할 무기를 결정하는 파이어 팩토리와 공격 시점을 판단하는 ‘아빠 어디에’까지 연결되면 누구를 어디서 언제 어떤 무기로 공격할지 정하는 킬체인 전반에 AI가 관여한다. 네타냐후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 발부 대상이 된 상황에서, 이 같은 자동화는 군사작전을 더 빠르고 큰 규모로 수행하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핵심 쟁점은 개별 판단의 정확도뿐 아니라 인간의 분석 속도라는 기존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전쟁 자체가 대량화·고속화됐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