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촬영부터 재판매까지…학폭의 수익화
핵심 요약
학생 폭력 영상이 건당 3000~5000원에 거래되고 불법 도박 광고를 붙인 콘텐츠로 재판매되고 있다. ‘야차룰’을 내세운 강요된 싸움은 촬영과 유포로 이어져 피해자의 신고까지 위축시키고 있다. 사이버폭력 비중이 계속 늘면서 교육 당국·경찰·플랫폼의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싸움 영상이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는 영상의 화질과 길이에 따라 한 건당 3000~5000원을 제시했다. 11일 현재 이 채널에는 학생들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는 영상 200건이 게시됐고 구독자는 3000명을 넘었다. 운영자는 학생들에게 산 영상에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붙여 다시 판매했다.
유통 영상에는 규칙과 보호 장구 없이 싸우는 이른바 ‘야차룰’이 자주 등장한다. 힘센 학생이 약한 학생에게 스파링을 강요하고 상호 동의 각서까지 쓰게 하지만, 실제로는 일방적인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상도 지역 중학생 A군은 가해 학생 8명의 강요로 각서를 쓴 뒤 이들 중 한 명에게 폭행당했다. 주변 학생들이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은 텔레그램으로 확산됐다.
A군은 영상이 더 퍼지거나 보복을 당할 가능성을 두려워해 부모의 신고 제안을 거부했다. 폭행이나 폭행 강요에 이어 촬영과 판매·유포로 연결되는 구조가 피해자의 대응까지 막은 셈이다. 일부 학생은 폭력 영상을 이용해 조회 수와 팔로어를 늘린 뒤 계정을 판매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6일 학교에 예방 안내문을 보내 합의한 싸움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조장·방조·촬영·유포 역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알렸다.
온라인 학교폭력은 딥페이크 음란물 합성과 SNS 계정 도용을 통한 금전 요구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사이버폭력 신고는 2021년 3020건에서 2024년 4534건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전체 학교폭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23년 6.9%, 2024년 7.4%, 2025년 7.8%로 높아졌다. 푸른나무재단과 한아름 변호사는 교육 당국·경찰·플랫폼의 공동 대응, 미성년자 폭력 콘텐츠의 즉시 삭제·공개 보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