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재난으로… 각국, 경보·보험·대형 파라솔로 대응
핵심 요약
폭염이 재난으로 인식되며 각국이 경보 체계, 보험, 쿨 루프, 대형 파라솔 등 다양한 대책을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의료 체계를 중심으로, 인도는 빈곤층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사우디는 250개 자동 파라솔로 광장을 덮는 공학적 해법을 택했다.
폭염이 단순한 여름 날씨를 넘어 생명과 도시 기능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자리 잡으면서, 세계 각국이 경보 체계 정비부터 초대형 자동 파라솔 설치까지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병원 응급실에는 온열 질환자가 몰리고 야외 노동자가 쓰러지는 일이 북반구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폭염 대비는 이제 국가적 생존 정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프랑스는 2003년 폭염으로 평년보다 약 1만5000명이 추가로 숨진 뒤 기상 경보와 보건·복지 대응을 연결했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75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이후 프랑스는 폭염을 단계로 나눠 병원과 요양 시설이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독거노인과 취약 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스페인 세비야는 태풍처럼 폭염에 이름과 등급을 붙여 위험성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실험을 했고, 영국은 황색·주황색·적색 단계의 보건용 폭염 경보를 운영하며 국민보건서비스와 지방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인다.
인도는 2010년 섭씨 47도까지 치솟은 폭염 이후 빈민가와 야외노동자를 핵심 보호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붕에 흰색 반사 도료를 활용한 ‘쿨 루프’를 도입했다. 저소득층 주택의 지붕을 밝은색으로 칠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이 정책은 에어컨을 살 형편이 안 되는 가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일정 기온과 폭염 지속 시간을 넘으면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폭염보험’이 등장했고, 2024년에는 극심한 더위가 보험금 지급 조건을 충족하면서 여성 비공식 노동자 수만 명이 보상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언자 모스크 광장에 약 250개의 자동 개폐식 대형 파라솔을 설치하고, 통합 제어실이 날씨와 이용 상황에 맞춰 파라솔을 펼치고 접는다. 한낮 뙤약볕이 쏟아질 때 파라솔이 자동으로 펴지며, 아래에는 436대의 미스트 팬이 물안개를 분사해 열기를 식힌다. 이 시설은 한꺼번에 22만8000명 넘는 순례객에게 그늘을 제공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 지역 국가의 절반 이상이 아직 포괄적인 폭염·보건 행동 계획을 갖추지 못했다며, 폭염 경보가 울린 뒤 취약한 사람에게 얼마나 빨리 그늘과 물·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국가의 재난 대응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