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서울의 이동과 돌봄 풍경
핵심 요약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시민들의 이동 방식과 냉방 수요가 달라졌다. 그늘 경로와 냉방 쉼터를 안내하는 서비스가 등장한 반면 따릉이 이용은 감소했다. 영유아와 부모,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돌봄 부담도 커졌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 속에서 시민들의 이동 방식과 일상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에는 6일 사흘째 폭염특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그늘 경로와 냉방 쉼터를 찾는 서비스가 등장했고, 양산은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던 임아무개(32)씨도 지하철역까지 걷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부담을 피하려 평소 다니던 거리에서 택시 이용을 늘렸다.
앱 ‘그늘로’는 시간대에 따라 바뀌는 햇빛 방향을 반영해 그늘이 많은 보행 경로를 안내한다. 버스나 지상철에서는 어느 쪽에 앉아야 햇빛을 덜 받는지도 보여준다. 개발자는 짧은 거리도 주로 걸었지만 더위가 심해진 뒤 그늘이 아니면 오래 걷기 어려워진 경험을 계기로 앱을 만들었다. 누리집 ‘에어컨 정거장’은 서울시 스마트쉘터를 비롯해 냉방시설을 갖춘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쉼터를 지도에 표시하며, 시민 제보를 받아 위치 정보를 추가하고 있다.
반대로 야외 이동수단인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은 폭염 때 감소했다. 서울 기온이 35도를 넘은 7월 12일과 8월 3·4일의 하루 평균 대여 건수는 6월 1일부터 8월 4일까지의 여름철 하루 평균보다 11.5% 적었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이아무개(32)씨는 짧은 외출에도 차량을 이용하고 유아차는 초단거리에서만 쓴다.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44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238명보다 적었지만, 사망자는 20명에서 21명으로 늘었다.
폭염은 가족과 반려동물을 돌보는 부담도 키웠다. 서울의 한 직장인은 경남 시골에 사는 부모가 마당 텃밭에 나갔다가 건강을 해칠까 우려해 매일 연락하고, 에어컨을 반드시 켜두라고 당부하고 있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보호자는 에어컨을 끄고 환기한 채 외출했다가 귀가한 뒤 고양이가 토한 흔적을 발견했다. 이후 전기요금 부담에도 출근할 때 냉방기를 켜 종일 가동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동 비용을 더 지출하거나 냉방을 유지하며 태양 노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