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얼음 소매점은 한산…직납·제빙기에 밀려
핵심 요약
인천의 동네 얼음 판매점들이 장기간 폭염에도 거래처 감소로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공장 직납과 카페 제빙기 보급, 영화관·행사장 납품 축소로 일부 점포의 매출이 60∼70% 줄었다. 영세 업주들은 가격 경쟁력과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특보가 열흘 넘게 이어진 지난 3일, 인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의 얼음 판매점은 여름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19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8)씨의 주요 거래처는 예년보다 80% 이상 감소했다. 시장 상인들이 값이 싼 공장 직납을 이용하고 카페들이 제빙기로 필요한 얼음을 자체 생산하면서 동네 판매점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 결과다.
10평 규모의 점포 앞에는 배달용 손수레와 오토바이가 놓였고, 안쪽에는 절단기와 영하 11도로 유지되는 3평가량의 냉동고가 자리했다. 냉동고에는 흰색 마대에 든 25㎏ 조각 얼음과 초록·주황색 봉지로 포장한 17㎏ 얼음이 쌓여 있었지만 곳곳이 비어 있었다. 김씨는 두부 가게에 콩국물 신선도 유지용 25㎏ 얼음을, 인근 수산물 가게에는 125㎏을 배달했다. 수산물 가게마저 기존 거래처가 아니라 얼음이 급히 필요해 일시적으로 주문한 곳이었다.
지역 얼음 소매업의 위축은 다른 점포에서도 확인됐다. 인천 지역의 정확한 점포 수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포털에 등록된 소매 얼음 판매점은 30여 곳이다. 상인들은 1990∼2000년대 전성기와 비교해 최소 절반 가까운 점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평구에서 약 30년간 영업한 업주는 코로나19 이후 영화관과 행사장 납품이 크게 줄어 예년보다 매출이 60∼70%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량 주문처였던 영화관의 관람객 감소와 카페의 제빙기 보급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수익 악화는 영업 지속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김씨는 2010년대 중반까지는 여름철 몇 달의 수입으로 가족 생계를 꾸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 힘들다고 설명했다. 공장이 시장 상인에게 직접 납품하는 구조에서는 영세 판매점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계양구에서 기름 판매와 얼음집을 함께 운영하는 상인도 얼음 매출만으로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오래 이어온 일이라 가게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