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흔들린 유럽 전력망, 12일 일식 변수
핵심 요약
유럽의 발전 공급이 폭염과 가뭄으로 줄어든 가운데 12일 일식이 추가 부담으로 떠올랐다. 일식 동안 유럽 전역의 전력 생산은 약 9.3기가와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냉각수 부족과 노르웨이 저수위까지 겹치며 유럽 전력시장의 수급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유럽의 원전·석탄화력·수력발전 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오는 12일 일식이 전력망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늦은 오후 스페인 북부와 포르투갈 북동부에서는 개기일식이 관측될 예정이며,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대부분에서도 태양의 90% 이상이 가려지는 깊은 부분일식이 예상된다. 이미 빠듯해진 전력 수급에 태양광 발전량의 일시적 급감이 겹칠 수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 송전망 운영사 레드 엘렉트리카는 일식으로 자국 태양광 발전량이 최대 5기가와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8월 수요일의 통상적인 최대 전력 수요 가운데 약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프랑스 송전망 운영사는 일식이 정점에 이르는 오후 7시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유럽 전역의 전력 생산이 약 9.3기가와트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발전용량 1기가와트인 원전 약 9기의 공급이 짧은 시간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럽은 연이은 폭염으로 기존 발전 설비의 운용에도 차질을 겪고 있다. 헝가리와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에서는 일부 발전소가 멈추거나 출력을 낮췄다. 기온이 오르면서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의 냉각에 사용하는 강물의 수위는 낮아지고 수온은 상승했다. 냉각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발전소는 안전 기준과 환경 규제를 지키기 위해 출력을 줄이거나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
수력발전의 여건도 좋지 않다. 유럽의 주요 전력 수출국인 노르웨이에서는 저수지 수위가 3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노르웨이의 공급 여력이 감소하면 전력이 부족한 국가가 주변국에서 전기를 들여와 수급을 조절하는 유럽 전력시장의 완충 능력도 약해질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당장 공급 안정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전력 사정이 빠듯하다고 판단하고, 강우를 비롯한 기상 변화와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