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줄어든 LNG 비축량, 겨울 수급 부담 커진다
핵심 요약
기록적인 폭염과 냉방 수요 증가로 유럽과 한국의 LNG 재고가 최근 수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겨울철 가스 확보 경쟁과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2022년의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비축과 수급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중 열돔이 몰고 온 기록적인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소비가 늘면서 유럽과 한국의 액화천연가스 비축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경남 양산의 기온은 42도를 넘어섰고 서울도 40도에 육박했다. 유럽에서는 강물 온도 상승으로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에어컨 사용까지 급증해 발전용 LNG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었다.
유럽의 8월 LNG 재고율은 약 57%로 최근 18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연합 지하 가스저장시설의 재고도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22% 적다. 겨울에 대비해 저장해야 할 물량이 여름철 발전에 투입된 데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가스 가격이 올라 추가 구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역시 LNG 재고율이 30%대 중반에 못 미쳐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겨울 수급의 변수는 공급망과 날씨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원활하지 않으면 세계 LNG 공급의 15%를 담당하는 카타르산 가스 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나지 않아 가스 물량을 둘러싼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겹치면 12월 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100유로에 근접할 수 있다. 지난 7월 네덜란드 TTF 가격은 56∼60유로였다.
2022년에는 팬데믹 종료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아시아와 유럽에 한파가 닥치면서 세계 가스 재고가 빠르게 감소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가스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자 유럽 기업들이 중동 물량 확보에 나섰고, 아시아로 향하던 비축 물량까지 유럽으로 이동했다. 당시 가스 가격은 평년보다 10배 이상 치솟았다. 올겨울 한파가 겹칠 경우 비슷한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다시 나타날 여지가 있어 선제적인 물량 확보와 재고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