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시든 텃밭, 장바구니 덮친 채소값
핵심 요약
7월 폭염과 열대야로 10평 텃밭의 토마토와 고추 등 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8월 시금치는 250g에 4,980원, 상추는 150g에 약 2,200원으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산 감소와 식료품비 상승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일상을 압박하고 있다.
7월 들어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가 10평 규모의 텃밭을 빠르게 말려 놓았다. 아침 일찍 물을 충분히 줘도 한낮이면 흙이 갈라지고 작물의 잎이 축 늘어졌다. 토마토는 붉게 익기 전 껍질이 터졌고, 고추는 꽃이 핀 뒤에도 열매를 맺지 못한 채 떨어졌다. 다시 뿌린 씨앗도 굳은 땅에서 싹을 틔우지 못했다.
텃밭의 피해는 8월 장바구니에서 채소 가격 부담으로 이어졌다. 평소 250g 한 단에 약 2,100원이던 시금치는 4,980원으로 올랐다. 200g에 1,500원 선이던 상추도 150g 한 봉지에 2,200원가량을 지불해야 했다.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해 온 농협마트에서도 오이 가격은 특히 비싸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텃밭은 지난 4월 초 다른 마을에 남아 있던 땅을 임대하면서 마련됐다. 겨우내 굳은 흙을 갈아엎고 퇴비를 섞은 뒤 상추와 열무 씨앗, 씨감자와 토마토·고추 모종을 심었다. 초여름에는 상추와 깻잎을 수확하고 열무김치를 담갔으며, 감자를 캐는 동안 손자는 흙 속에서 작물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작은 밭은 식재료비 부담을 덜고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낮의 고온과 밤의 열대야가 겹치면서 작물은 생장과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고, 풍성했던 식탁도 흔들렸다. 생산자는 수확량 감소와 비용 부담을 떠안고 소비자는 높아진 식료품비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텃밭과 가격표에서 함께 드러났다. 특히 식료품비 비중이 큰 가계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먹거리 낭비를 줄이고 제철 농산물과 생산자의 수고를 존중하는 생활, 달라진 기후에도 농업이 버틸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대응의 필요성이 식탁 가까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