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멈춘 프로야구, 구장 안전체계 재편
핵심 요약
KBO가 폭염으로 닷새간 프로야구 25경기를 취소하며 출범 이후 첫 기상 현상에 따른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온열질환 발생 뒤 경기 시각 조정과 즉시 취소 기준, 쿨링 브레이크 등 강화된 안전 대책이 마련됐다. 폭염의 일상화에 대응하려면 냉방·차광 시설과 돔구장, 잔디 관리 체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폭염이 국내 프로스포츠의 경기 운영 원칙을 바꾸고 있다. KBO는 2026년 8월 5일부터 9일까지 예정된 프로야구 25경기를 취소했다. 국제대회 참가를 제외하면 2021년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두 번째 리그 중단이며, 기상 현상으로 전체 일정이 멈춘 것은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결정에 앞서 현장에서는 위험 신호가 잇따랐다. 7월 31일 부산에서 롯데 손성빈이 두통과 구토로 교체됐고 황성빈도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8월 1일과 2일 부산·창원 경기가 취소된 데 이어 4일 인천에서는 체감온도가 37도까지 올라 관람객 25명이 온열질환 증상을 보였고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KBO는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주말 15경기 취소를 확정하면서 올 시즌 폭염 취소 경기는 30경기로 늘었다.
KBO는 9월 6일까지 경기 시작 시각을 오후 7시로 통일하고,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 즉시 경기를 취소하기로 했다. 3회와 7회 이닝 교대 때 4분간 쿨링 브레이크를 의무화하고 퓨처스리그 일정도 조정했다. 같은 시기 서울에서 열린 팀 K리그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쿨링 브레이크와 추가 의료진을 운영했지만, 6만여 석 경기장에 관중은 약 2만8천 명만 입장했다. 선수들도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한 체력 부담을 호소했다.
폭염 대응은 일정 조정만으로 끝나기 어렵다. MLB 폭염 지역 구단들은 개폐식 돔으로 온도를 관리하고, 일본 프로야구는 12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돔구장을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쿨링포그와 차광막, 냉방 휴게공간 확충이 과제로 떠올랐다. 적정 생육 온도가 15~24도인 켄터키 블루그래스의 고온 손상도 심해지고 있다. 여름 평균기온은 10년마다 0.28도 상승했고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과거보다 각각 2.2배, 3배 늘어, 선수와 관중 보호를 위한 구장 인프라와 잔디 관리 체계의 장기 개편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