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멈춘 야구, 밤으로 옮긴 축구
핵심 요약
KBO가 폭염 여파로 경기를 중단하고 11일부터 오후 7시 체제로 리그를 재개한다. K리그는 13경기의 시작 시각을 늦췄고 KLPGA는 선수와 관중을 위한 현장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돔구장 확충과 추춘제 도입, 홈 구단의 경기 취소 권한 확대가 장기 대책으로 논의되고 있다.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국내 프로스포츠 일정과 경기 운영 방식이 잇달아 조정됐다. KBO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온열질환 의심 환자 25명이 발생한 뒤 5~6일 프로야구 10경기를 취소·연기했다. 추가 중단은 9일까지 이어지며, 세부 대책을 정비한 리그는 11일 재개된다.
최근 야구장 그라운드 온도가 최고 73도를 넘어서자 KBO는 당분간 평일과 주말 경기를 모두 오후 7시에 시작하기로 했다. 기존 시작 시각은 평일 오후 6시 30분, 주말 오후 6시였다. 실행위원회에서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휴식기를 두는 방안과 팀당 144경기인 경기 수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폭염 문제를 중심으로 실행위원회가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리그는 7~8일 열리는 K리그1 22라운드와 K리그2 21라운드의 13경기를 오후 7시 30분에서 8시로 늦췄다. 대회 요강에는 이미 폭염이 경기 취소·연기 사유로 포함돼 있으며, 선수협회는 별도의 취소·연기 절차 마련을 요구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열린 서귀포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는 얼린 생수와 대형 아이스박스가 배치됐고, 코스 3곳의 갤러리 대피소와 자동 물안개 분사기도 가동됐다. 선수들은 부채와 손풍기, 얼음주머니, 우산을 준비했다.
폭염 대응이 임시 일정 조정을 넘어 리그 구조와 시설을 바꾸는 논의로 확산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기상 여건과 관계없이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돔구장 확충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춘추제로 치러지는 K리그에서는 가을에 시작해 봄에 끝나는 추춘제 도입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경기 취소 판단을 리그 사무국에 의존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경기장 기후와 시설을 잘 아는 홈 구단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