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농수산물값 급등…시장 상인 삼중고
핵심 요약
폭염과 전쟁발 원가 상승이 겹치며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상품 부패와 폐기, 손님 감소와 외상 증가로 시장 상인의 손실이 커졌다. 고수온 폐사로 수산물 가격도 오르면서 소비자의 장보기 부담이 확대됐다.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9일,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채소 상점 100여 곳 가운데 영업 중인 곳은 20곳 남짓이었다. 폭염으로 도매가격이 오른 데다 채소가 쉽게 무르고 썩으면서 주말 장사를 포기한 상인이 늘었다. 상인들은 가격 상승과 판매 감소, 상품 폐기가 한꺼번에 겹쳐 파는 물량보다 버리는 물량이 더 많다고 호소했다.
시금치 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7일 1978원으로 한 달 전 784원보다 152.3% 뛰었다. 같은 기간 오이는 54.8%, 애호박은 46.6% 올랐고 무와 파 등 다른 농작물 가격도 상승했다. 가락시장에서 20년째 영업한 김모씨와 김이수씨는 채소가 저녁이면 상하기 시작해 폐기 손실이 커졌으며, 주말에는 전기요금조차 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등포시장에서도 평소 상인들로 붐빌 오후 시간에 문을 연 채소 가게는 두 곳뿐이었다. 10년째 가게를 운영한 최영식씨는 파 한 단을 팔아도 300원가량만 남는 상황에서 불경기로 외상 거래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쟁 이후 받지 못한 외상값은 100만원 수준이었지만 7월을 지나며 300만원으로 불어났다. 봄철 전쟁발 원가 상승에 여름 폭염까지 겹치며 영세 상인의 부담이 확대된 모습이다.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 폐사가 늘면서 수산시장도 가격 불안을 겪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양식 광어 1㎏의 평균 경매 낙찰가는 2만2300원으로 전주보다 2.29% 상승했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김민성씨는 수입 어종에 이어 국내 어종 가격도 올라 판매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소비자 부담도 커져 대학원생 여근영씨는 장보기 대신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날이 잦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