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꿀벌 집단 폐사 위기…양봉·화훼 농가 비상
핵심 요약
경기 남양주 양봉 농가에서 폭염으로 꿀벌이 벌통 밖으로 대거 피신하고 여왕벌 산란·부화에 차질이 생겨 집단 폐사 위기에 처했다. 화훼 농가도 36.5도까지 오른 온실 속에서 선인장이 죽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농민들은 가림막과 물 뿌리기 등 임시방편에 의존할 뿐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폭염 장기화에 따른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의 한 양봉 농가에서 폭염으로 인한 꿀벌 집단 폐사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30일 낮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 농장에서는 80여 개 벌통 입구마다 수천 마리의 꿀벌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벌통 내부가 찜통처럼 뜨거워지자 벌들이 밖으로 피신한 것으로, 농민들은 가림막과 물 뿌리기로 열기를 식히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평소 벌집 한 면에 약 5천 마리가 붙어 있지만, 현재는 양쪽 면을 합쳐 1천500마리 정도만 남아 있다. 나머지 벌들은 입구 쪽으로 빠져나가거나 사방으로 흩어진 상태다. 양봉 농민 정병우 씨는 "첫째 말벌, 둘째 두꺼비가 와서 밤에 벌을 잡아먹는다"며 추가 피해를 우려했다. 여기에 폭염으로 여왕벌의 산란과 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집단 폐사로 이어질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전 경기지회장 김선희 씨는 "사람도 죽겠는데 말 못 하는 곤충들이 어떻게 살겠나"며 "1년에 2도씩 기온이 오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걱정은 화훼 단지도 마찬가지다. 1천200평 규모의 농원 내부 기온은 사람 체온과 같은 36.5도까지 올랐으며, 더위에 강한 선인장조차 말라 죽은 상태다. 화훼 농민 구화순 씨는 "선인장은 90%가 수분이라 습하면 물러 여름에 많이 죽는다"며 "어쩔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양봉과 화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벌통과 농원을 식힐 시설은 환풍기와 가림막이 전부로,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농민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매시간 물을 뿌리는 등 임시방편에 의존하고 있지만, 폭염이 계속될 경우 추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