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발 먹거리 물가 압박…선제 수급관리 시급
핵심 요약
폭염에 따른 생산·출하 감소가 농수산물 가격과 외식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시금치와 열무의 전월 대비 가격은 각각 42.8%, 27.6% 상승했다. 기상·작황·재고·출하 정보를 연계한 선제적 수급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폭염으로 농수산물의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면서 산지 가격 상승이 도매·소매가격과 외식물가로 번지는 ‘히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7월 마지막 주 조사 대상 102개 품목 중 전주보다 오른 품목은 35개로, 내린 품목 19개의 두 배에 육박했다. 상승 품목 가운데 농산물이 20개였고 브로콜리·시금치·참외·오이 등 고온에 민감한 작물은 일주일 사이 20% 넘게 뛰었다.
지난달 농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하락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시금치 42.8%, 열무 27.6%, 상추 17.3%, 오이 9.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간 지수에는 7월 하순부터 이어진 폭염의 영향이 제한적으로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시적으로 기온이 1도 오르면 농산물 가격상승률은 0.4~0.5%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7%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온은 개화·수정기에 착과율을 떨어뜨리고 생육기에는 성장 지연과 병해충·생리장해를 일으킨다. 수확기에는 상품성이 낮은 물량이 늘어 실제 출하 가능한 물량이 생산량보다 더 큰 폭으로 줄 수 있다. 저장성이 낮은 채소는 공급 감소가 도매가격과 소매가격, 음식점 식재료비에 빠르게 반영된다. 계약 물량과 재고가 있는 식품업체도 폭염이 장기화하면 가공 원료 수급과 생산비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공급 위험은 수산·축산물로도 확산하고 있다. 고수온 여파로 국내산 건미역 가격은 전주보다 8.4%, 전년 동기보다 20.9% 올랐다. 7월 축산물 물가 상승률은 4.4%였으나 주된 원인은 폭염 피해가 아닌 가축전염병에 따른 공급 감소였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각각 1.0%, 2.6% 상승한 가운데 신선 농산물 수급까지 흔들리면 기존 원재료·포장재·유류비·환율 부담과 겹칠 수 있다. 정부는 할인과 비축 물량 방출을 시행하고 있지만 생산 감소를 사후 대책만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발사된 농림위성은 약 4개월의 초기 운영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작황 예측 임무를 본격화한다. 위성 관측과 산지 재고, 출하계획, 도매시장 반입량을 연계해 품목별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는 수급관리 체계 구축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