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말벌 감소 겹친 영국, 파리떼 확산
핵심 요약
지난 6월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영국 전역의 파리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 고온에 따른 번식 가속과 말벌 감소가 파리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주민들은 하루 수십 마리의 파리를 잡거나 수백 파운드를 들여 방충망을 설치하고 있다.
영국 전역에서 지난 6월부터 이어진 폭염과 함께 파리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나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커지고 있다. 높은 기온이 파리의 번식 속도를 끌어올린 데다 주요 포식자인 말벌까지 감소하면서 파리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이나 창문을 열자마자 무리가 실내로 들어오는 일이 잇따르면서 현지에서는 ‘파리 대란’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피해가 두드러진 잉글랜드 북부에서는 한 주민이 파리 급증 원인을 조사해 달라며 환경청과 지방의회에 청원을 제출했고, 주민 1000여 명이 서명했다. 일부 가정은 부엌에서만 하루 40마리가 넘는 파리를 잡을 정도로 반복되는 피해를 겪고 있다. 집 안에 파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위생 상태가 나쁘게 느껴진다는 주민은 방충망을 설치하는 데 수백 파운드를 지출했다.
냉혈동물인 파리는 기온이 오르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진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습성이 있다. 실내로 통하는 문과 창문을 여는 순간 파리떼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현상도 이런 특성과 맞물렸다. 해충방제 업체 멀린 인바이런멘털의 애덤 주슨 최고경영자는 영국에서 열대성 기후가 이어져 번식이 빨라졌고, 파리를 잡아먹는 말벌이 크게 줄어 개체 수 증가가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말벌 감소에는 봄철에 이어진 비와 서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악천후로 여왕벌이 죽거나 벌집이 손상된 상황에서 폭염까지 이어졌고, 화초가 메말라 성체 말벌이 먹이를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파리의 번식에 유리한 고온 환경과 천적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피해가 영국 곳곳으로 번졌고, 주민들은 방충망 설치와 반복적인 포획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