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도시 불빛이 키운 한밤의 매미 소리
핵심 요약
매미 울음은 수컷이 암컷에게 짝짓기를 요청하는 구애의 소리다. 매미는 종에 따라 대체로 체온이 15~18.5도 이상일 때 원활하게 운다. 폭염과 열대야, 도심의 빛 공해가 겹치며 밤 시간대 말매미 울음이 커지고 있다.
짧은 장마가 지난달 25~26일 공식 종료된 뒤 무더위와 함께 매미 울음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소리는 성충으로 사는 한 달가량의 짧은 기간에 암컷을 불러 짝짓기하려는 수컷의 구애 행동이다. 발음기관이 없는 암컷은 울지 못하며,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소리를 낸다.
매미는 몸통 중간의 발음근으로 진동막을 빠르게 떨게 하고, 복부 안 공기주머니로 소리를 증폭한다. 진동 속도와 몸의 형태가 종마다 달라 울음에도 차이가 생기며, 이는 다른 종과의 짝짓기를 막는 역할을 한다. 몸집이 클수록 소리가 커지는 까닭에 대형종인 말매미의 울음은 특히 크고 요란하다.
울음에는 온도와 빛이 함께 작용한다. 변온동물인 매미는 체온이 낮으면 발성기관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체온이 15~18.5도 이상이어야 울기 좋은 조건이 형성된다. 6월 초 출현하는 털매미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운다. 폭염과 열대야에는 체온이 올라 소리가 거세지고, 밤 기온이 낮아지는 9~10월부터는 울음을 듣기 어려워진다.
본래 밤에는 울지 않는 매미가 도심에서 밤늦게까지 소리를 내는 데에는 인공조명이 영향을 준다. 아파트와 빌딩이 밀집한 지역에 사는 말매미는 빛에 민감해 밝은 밤에도 활동한다. 여름철 고온과 도시의 빛 공해가 겹치면서 밤낮으로 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약 5억5000만 년 전 지구에 등장한 매미는 전 세계에 약 3000종이 살며, 한국에는 털매미·말매미·참매미·애매미 등 12종이 서식한다. 북한 지역의 두눈박이좀매미와 과수농가에 피해를 주는 외래종 꽃매미도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