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공항으로 향하는 고령층
핵심 요약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인천·김포공항 터미널에서 쉬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7월 공항철도 65세 이상 승객은 16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 증가했다. 공항은 규정을 지키며 휴식하는 방문객을 강제로 내보낼 수 없는 공공시설이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목요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여객 라운지 곳곳은 더위를 피해 온 고령층으로 붐볐다. 여행 가방을 든 사람은 드물었고 출국을 준비하는 모습도 찾기 어려웠다. 이들은 천장 환기구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 쉬거나,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고 여행객의 이동을 지켜봤다.
서울 서부에서 지하철을 타고 온 70대 여성은 더위를 견디기 힘든 날마다 공항을 찾고 있다. 집에서 냉방기를 켜고 머무는 것보다 높은 천장과 넓게 트인 공간에서 쉬는 편이 한결 편안하다는 이유다. 제2터미널 실내 온도는 하루 종일 약 24도로 유지된다. 만 65세 이상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이용해 교통비 없이 공항까지 이동할 수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한 65세 이상 승객은 7월 165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7% 늘었고, 2024년 7월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20%를 넘었다. 다만 이 가운데 피서 목적으로 공항을 찾은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로 집계되지 않는다. 공항 측은 공공시설 안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고 휴식하는 이용객을 내보낼 법적 근거가 없으며, 한여름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면 해마다 비슷한 방문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도 같은 날 TV를 향해 놓인 좌석 대부분을 고령 방문객들이 차지했다. 서울 서부와 인근 지역 주민에게는 인천공항보다 가까운 쉼터가 된 셈이다. 친구들과 종종 김포공항을 찾는 한 방문객은 인천공항만큼 넓지는 않아도 돈을 들이지 않고 몇 시간 쉬기에 알맞다고 말했다. 김포공항도 규정 위반자는 퇴거시킬 수 있지만 단순히 머무는 사람은 강제로 내보낼 수 없다. 폭염과 고령화가 겹치면서 공항의 공공 공간이 이동 시설을 넘어 고령층의 임시 피서처 역할까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