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폐지 159㎏의 대가 6000원
핵심 요약
서울의 37도 폭염 속에서 임천호씨가 폐지 159㎏을 모아 6000원을 받았다. 서울 폐지 수집 노인 약 2400명 가운데 70대 이상은 90%를 차지했다. 폭염기 휴식 보장과 대체 소득원 마련을 포함한 맞춤형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른 지난 4일, 임천호(65)씨는 성북구에서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모았다. 오전 6시에 일을 시작한 그는 세 시간 동안 수거한 폐지를 고물상에 넘긴 뒤 곧바로 성신여대역 인근 상권으로 향했다. 오전 11시 30분께 다시 계량한 폐지는 159㎏, 손에 쥔 돈은 6000원이었다.
강한 햇볕에 철제 손잡이가 달아올랐지만 임씨는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좁은 차도와 골목을 오갔다. 상자를 발견하면 커터칼로 테이프를 제거하고 납작하게 펼쳐 리어카에 쌓았다. 더위가 심해지면 그늘이나 편의점 앞에서 쉬고 생수를 사 마셨다. 무료 생수 배부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수령 장소를 몰라 이용한 적은 없었다.
창호 설치 일을 20년간 해온 임씨는 건강이 나빠져 일을 그만둔 뒤 한 달여 전부터 폐지 수거를 시작했다. 노인 일자리도 알아봤지만 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한 번 집을 나서면 리어카가 찰 때까지 3~4시간씩 움직이고, 정오 무렵 귀가해 한낮 더위를 피한 뒤 오후에 다시 나선다. 밤에는 술을 마신 행인과 마찰이 생길 수 있어 수거를 피하고 있다.
서울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2400명으로 파악됐다. 80대 이상이 51%, 70대가 39%로 70대 이상이 전체의 90%를 차지했고, 수거 이유로 생계비 마련을 꼽은 비율은 67%였다. 고령자가 무거운 리어카를 끌며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는 현실을 줄이려면 여름철 특별수당과 국민기초생활보장, 노인 일자리 연계 등 대체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