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중증장애인 위협하는 활동지원 공백
핵심 요약
24시간 활동지원을 받는 서울의 장애인은 전체 대상자 2만8천919명 가운데 202명에 그쳤다. 돌봄이 끊긴 중증장애인은 냉방기기 조작과 응급상황 대응이 어려워 온열질환과 화재 위험에 놓여 있다. 65세 이전 수급 이력을 요구하는 제도와 부족한 제공 시간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활동지원사가 없는 시간에 냉방기기를 조작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온열질환과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서울의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는 올해 1월 기준 2만8천919명이지만, 24시간 서비스를 받는 인원은 202명에 그쳤다. 서비스 이용 통계에서는 불만족 응답자의 76.9%가 제공 시간 부족을 이유로 들었고, 60.7%는 월 80시간을 넘는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증 뇌병변장애인 김모씨는 초열대야가 나타난 2018년 당시 월 599시간을 지원받아 일주일 중 사흘 밤을 혼자 보내야 했다. 머리 아래를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동료가 활동지원사 없이 지내다 화재로 숨진 일을 겪은 뒤 과열을 우려해 선풍기를 켜지 않았다. 그해 8월 2일 아침 체온이 38.6도까지 오른 채 발견됐다. 목 아래 감각이 없는 이동길씨도 최근 홀로 있던 야간에 소변줄이 빠지고 호흡 곤란이 발생해 음성전화로 119를 불렀다.
65세 이상 장애인에게 적용되는 제도도 돌봄 공백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행 제도에서는 만 65세가 되면 일상생활 전반을 돕는 활동지원서비스 대신 가정 안에서 이용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방문요양으로 전환되며, 이용 시간도 줄어든다. 내년 7월부터 두 제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65세 이전 활동지원 수급 이력이 없는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71세 권혁진씨는 65세를 넘겨 시설에서 나온 뒤 과거 수급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후 20년 넘게 사지마비 상태로 지낸 그는 모든 일에 도움이 필요하지만 연령 기준 때문에 지원 대상이 되지 못했다. 장애인단체와 전문가는 폭염·한파 기간의 서비스 시간 확대, 장애 가정에 대한 선제적 방문과 예방 활동, 지역사회 안부 확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