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의식 있다면 손바닥부터 식혀야
핵심 요약
의식이 있고 움직일 수 있다면 손바닥 냉각이 심부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얼음보다는 차가운 생수병이나 캔을 쥐어 손의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의식 저하나 구토·혼란이 나타나면 전신 냉각과 119 신고를 우선해야 한다.
폭염 속에서 어지럽거나 얼굴이 달아오르더라도 의식이 있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손바닥을 먼저 식히는 방법이 심부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열사병과 운동생리를 연구하는 일본 도요대 건강스포츠과학부 가토 가즈노리 교수는 목과 겨드랑이 냉각도 유효하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손바닥 냉각이 체내 열을 효율적으로 빼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에는 얼음보다 차가운 생수병이나 캔 음료를 쥐는 편이 적절하다.
냉각 효과의 열쇠는 손바닥과 손가락 끝, 발바닥, 얼굴 일부에 많이 분포한 동정맥문합(AVA)이다. 이 혈관은 모세혈관을 통하지 않고 동맥과 정맥을 직접 잇는다. 더운 환경에서는 통로가 열려 많은 혈액을 피부 가까이 보내고, 몸속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도록 돕는다. 추울 때는 반대로 닫혀 체온 손실을 줄인다. 다만 얼음을 장시간 직접 쥐면 혈관이 수축해 AVA가 닫히고 열 배출 효율이 낮아질 수 있어 손이 견딜 만한 차가움을 유지해야 한다.
AVA가 체온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수십 년간 생리학 연구에서 확인돼 왔다. 미국 생리학자 유진 퍼킨스 등의 연구는 이 혈관 구조의 역할을 규명했으며, AVA가 완전히 열리면 심장에서 나온 혈액의 상당량이 손과 발을 지나며 열 방출에 쓰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스탠퍼드대 크레이그 헬러 교수 연구팀도 2005년 손바닥 냉각 장치로 운동 중 축적된 열을 제거해 운동 지속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결과를 냈고, 2009년에는 적절한 온도와 압력을 적용하면 체온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손바닥 냉각은 의식이 유지된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요령이며, 심각한 열사병의 우선 처치와는 구분해야 한다. 운동성 열사병이 의심되면 전신을 찬물에 담그는 냉수 침수가 가장 효과적이다. 여건상 어렵다면 찬물을 뿌리며 선풍기 바람을 쐬고 손·목·겨드랑이·사타구니에 얼음팩을 대야 한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고 몸을 식히되, 의식이 흐리거나 구토·혼란·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