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서울역 민간쉼터 10월 폐쇄
핵심 요약
서울역 주변 노숙인들이 39도 폭염 속에서 그늘과 지하철역을 옮겨 다니고 있다. 하루 평균 300여 명이 이용하는 민간 쉼터 드림씨티는 임대료 상승으로 10월 말 부천으로 이전한다. 이용자들은 서울역 인근에 낮 동안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대체 쉼터를 요구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른 6일, 서울역 주변 노숙인들은 건물 그늘과 지하철역을 옮겨 다니며 더위를 피했다. 2번 출구 인근의 좁은 그늘에는 여러 사람이 몸을 기댔고,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에 우산을 펼쳤다. 실내에서 오래 머물기 어려운 노숙인들에게 한낮 폭염을 피할 공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서울역 13번 출구 앞 민간 쉼터 드림씨티에는 이날 오전부터 수십 명이 모였다. 이용자들은 냉방이 가동되는 1층에서 TV를 보거나 대화를 나눴고, 지하에서는 바둑과 컴퓨터 영상을 즐겼다. 책상에 엎드리거나 의자에 기대 잠든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서울역 인근에서 낮 동안 식사와 휴식을 해결해온 이 시설은 오는 10월 말 운영을 끝내고 경기 부천시로 옮긴다.
드림씨티는 선교 활동과 노숙인 휴식 지원을 목적으로 2011년 4월 문을 열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어 하루 평균 300여 명이 찾으며, 이발과 법률·의료 지원도 제공한다. 운영비 전액을 후원금으로 마련하고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해왔다. 월 580만원 수준이던 임대료가 약 1000만원으로 오르자 운영진은 건물주와 조건을 협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해 이전을 결정했다.
운영자인 우연식 목사는 개소 당시 약 1만6000명이던 노숙인 수가 기초생활수급자 편입 등으로 최근 9000명 수준까지 감소했지만, 고령화에 따른 노인 문제는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전 후에는 어려운 노인을 대상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69세 안모씨는 일주일에 닷새가량 출근하듯 쉼터를 찾았다며 폐쇄 뒤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50대 감모씨를 비롯한 이용자들은 눈치를 보지 않고 낮 동안 자유롭게 머물 대체 쉼터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