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번식기, 야생동물 구조 현장도 비상
핵심 요약
폭염 속에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휴일 없이 구조·치료·방생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의 올해 제비 구조는 46마리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충남에서도 둥지에서 떨어진 개체가 잇따랐다. 고온과 구조 증가의 관계를 확인하려면 둥지별 온도와 새끼의 생존·이탈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충남 예산의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아침부터 구조와 방생 작업을 이어갔다. 휴무일 없이 운영되는 이곳은 야생동물 번식기인 6~8월에 신고가 집중된다. 이날 센터에는 고라니 19마리, 너구리 34마리, 수달 3마리, 황조롱이 2마리 등 30종 157마리가 머물렀다. 새매와 참새 등 6마리가 새로 구조됐고 파랑새와 매, 황조롱이 등 5마리는 자연으로 돌아갔다.
정예은 재활관리사는 오전부터 방생을 앞둔 파랑새 5마리의 날개와 깃털, 꼬리, 배 상태를 점검했다. 직사광선을 가린 계류장도 기온이 33도 안팎, 습도가 88%까지 올라 작업복은 금세 땀에 젖었다. 이어 박가현 재활관리사는 공주의 논에서 제비를 날려 보낸 뒤 세종의 야산에 청딱따구리를 방생했다. 유리창 충돌로 구조된 청딱따구리는 같은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구조 지점과 가까운 낮은 산으로 옮겼다. 매 한 마리도 세종의 수변공원에서 방생됐다.
오전 10시50분 세종 조치원읍에서는 둥지에서 거듭 떨어진 새끼 제비를 구조해 달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러나 다른 방생 일정을 마치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제비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정확한 폐사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폭염의 영향을 가능성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최근 입을 벌린 채 숨을 쉬는 새들이 자주 관찰됐으며, 야외 업무를 맡은 직원도 뙤약볕 아래 1시간30분가량 작업하다 현기증으로 주저앉은 적이 있었다.
올여름 제비 구조 규모도 커졌다. 전남에서는 올해 46마리가 구조돼 지난해 14마리의 3배를 넘었고, 경남은 지난 11일까지 22마리를 구조해 지난해 전체 29마리에 근접했다. 충남에서는 지난 7일까지 구조된 제비 70마리 가운데 20마리가 둥지에서 떨어진 개체였다. 폭염이 제비의 탈수와 고체온증 위험을 높이고 둥지 재료인 진흙을 부족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지만, 구조 증가를 기후변화의 결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둥지 위치별 온도와 열 노출 정도, 새끼의 생존 및 이탈 여부를 함께 조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