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문 연 은평구 의원, 시민 쉼터로
핵심 요약
서울 은평구의 한 정형외과 의원이 폭염을 피해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도록 로비를 개방했다. 안내문을 붙인 원무부장은 인근 고령층의 열사병 위험을 우려해 6일부터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과 물을 제공했다. 지역 주민은 민간 병원의 배려를 높이 평가하며 무더위 쉼터와 녹지 확대를 희망했다.
입추인 7일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39℃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은평구의 한 정형외과 의원이 진료 목적이 없는 시민에게도 로비를 개방했다. 의원 유리 벽에는 날씨가 너무 더우니 안으로 들어와 쉬어 가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여러 장 붙었다. 이날 오전 로비에서는 인근 시민 7~8명이 자리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안내문을 확인한 뒤 의원에 들어와 잠시 몸을 식히거나 물을 마셨다. 이 안내문은 의원 원무부장이 전날인 6일부터 직접 부착했다. 당초 2~3장만 붙일 계획이었지만 행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수를 늘렸다. 병원이 본래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시민들이 부담 없이 들어와 쉬고 물도 마시기를 바랐다는 설명이다.
원무부장이 이 같은 안내를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의원 주변에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데다 폭염 속 열사병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혹시라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다. 그 역시 인근 은행을 다녀오는 짧은 거리에서 등에 땀이 비 오듯 흐를 정도의 더위를 겪었다며, 앞으로 기온이 4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에 우려를 나타냈다.
원무부장은 이번 조치를 특별한 선행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무더운 날에는 함께 살아가는 이웃끼리 공간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름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인근에 사는 40대 주민은 개인 병원이 폭염을 피해 잠시 머물 자리를 내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주민은 지방자치단체가 무더위 쉼터를 더 늘리고 장기적으로 녹지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