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냉방 사각지대 드러난 프랑스
핵심 요약
프랑스의 6월 폭염으로 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오르고 초과 사망자가 최소 5,700명 발생했다. 파리의 학교·병원·대중교통 상당수는 냉방과 공기 순환 설비가 부족한 상태다. 남서부 대형 산불로 22만 명이 대피하고 4만5,000헥타르가 불타 국가적 진화 작업이 진행됐다.
프랑스가 6월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인명 피해와 산불을 동시에 겪었다. 평소 섭씨 20∼30도 수준이던 기온은 유럽 전역의 고온 현상과 맞물려 30도 후반에서 40도 초반까지 치솟았다. 6월 폭염 기간에는 평년 예상치를 웃도는 사망자가 최소 5,700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기록적인 고온이 초래한 위험을 드러냈다.
파리에서는 주거·공공시설과 대중교통의 냉방 격차가 뚜렷했다. 신축 건물과 주택, 대부분의 호텔과 백화점에는 냉방 설비가 갖춰졌지만 상당수 학교와 병원, 시민시설에는 기본적인 에어컨이 없다. 전기·하이브리드·바이오메탄·천연가스 차량이 투입된 RATP 버스에서도 냉방이나 공기 순환 장치를 찾기 어려웠으며, 일부 차량에서만 에어컨이 확인됐다. 오래된 파리 지하철 역시 더위 대응 설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폭염은 2003년 여름의 기록적 고온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당시 8월 폭염으로 프랑스에서 최대 1만5,000명이 숨졌고, 피해는 주로 집에 머물던 고령층에 집중됐다. 프랑스와 유럽연합은 탄소 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현재의 고온에 노출된 주민을 보호할 냉방 대책은 충분히 확대되지 않았다. 파리의 좋지 않은 대기 질도 친환경 정책의 체감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적된다.
남부와 남동부의 산림은 고온과 강풍, 건조한 날씨가 겹치며 대형 화재에 노출됐다. 보르도 인근 남서부 지롱드에서는 주민 22만 명이 안전을 위해 대피했고 4만5,000헥타르가 불탔다. 담뱃불로 시작된 사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소방관과 군인 수천 명이 진화에 투입됐으며, 기존 소방 항공기에 더해 에어버스 A400 군용 수송기도 개조돼 붉은색 지연제를 살포했다. TGV와 콩코드를 개발한 기술력, 원자력 발전 비중을 갖춘 프랑스에서는 효율적인 냉방 보급이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