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낮 경주 강행…경마 취소 기준 논란
핵심 요약
첫 경주가 한낮에 시작되는 야간 경마를 두고 폭염 대응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마사회는 폭염 단계별 운영기준을 도입했지만 36∼39도 날씨에도 서울·부산·제주 경주가 진행됐다. 동물단체는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하고 일정 기준을 넘으면 경주를 취소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요구했다.
한국마사회가 경주마와 기수의 고온 노출을 줄이겠다며 야간 경마를 도입했지만, 첫 경주가 낮 12시30분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시작돼 폭염을 피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지역 동물단체 제주비건은 지난 7일부터 제주시 애월읍 렛츠런파크 제주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한낮 경주 중단과 폭염 단계별 시간 조정·취소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야간 경마는 8월7일부터 9월6일까지 5주 동안 서울·부산경남·제주 경마장에서 시행된다. 금·토요일 운영시간은 기존 오전 10시∼오후 5시에서 오후 1시 무렵∼저녁 8시 무렵으로 늦춰졌다. 그러나 새 운영기준이 적용된 7∼8일에도 세 지역의 낮 기온이 36∼39도까지 오른 가운데 첫 경주가 예정대로 열렸다. 평균 체온이 약 38도인 경주마는 복사열과 습도, 운동으로 발생한 체열이 겹치면 체온이 41∼42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동물단체의 지적이다.
마사회는 8일 폭염특보 단계에 맞춰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폭염 대응 경마운영기준을 공개했다.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가 이틀 이상 이어지는 폭염경보 때는 예시장 운영시간과 경주로 출장시간을 조정한다. 일 최고기온 39도 또는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인 폭염중대경보에서는 현장 여건을 살핀 뒤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취소 여부를 검토한다. 마사회가 제시한 야외 노출 시간은 경주마 최대 23분, 기수 약 12분이지만, 말은 출발 50분 전까지 지하마도에 도착해야 하고 이동 구간에는 그늘이 거의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해외에서는 폭염 때 경주를 중단하거나 시간대를 분리하는 방식이 시행되고 있다. 영국경마협회는 기상 경보와 연동한 3단계 체계를 운용하며 국내 폭염중대경보에 해당하는 레드 경보가 내려지면 경주를 자동 취소한다. 일본중앙경마회는 2024년부터 정오∼오후 4시를 피해 오전에 경주를 열고 저녁에 재개하는 2부제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폭염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경주 시간을 바꾸거나 취소하도록 판단 조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