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국회, 민생 외면한 채 정쟁에 매몰
핵심 요약
국회가 폭염 속에서도 형사소송법 개정안, 개헌 논란, 여야 내부 갈등 등 정치 현안에만 집중하며 민생 대응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는 54일 만에 원 구성을 마무리했지만, 추가경정예산 후속 입법과 폭염 대책 등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는 지연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민생을 뒤로 미룬 정쟁이 결국 선거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국민의 고통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개헌 논란, 여야 내부 갈등 등 정치 현안에만 집중하면서 민생 대응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야는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지만, 실제 국회 일정은 권력기관 개편과 정치 쟁점에 치우쳐 폭염 대책과 민생 법안 처리는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29일 국회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완성을 명분으로 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범죄 대응 공백과 국민 피해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주도의 처리 과정에서 여야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장의 개헌 관련 발언이 논란을 부른 뒤 진화에 나섰지만, 여야는 발언의 진의를 놓고 공방을 계속하며 대통령 연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 문제와 맞물려 정치적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여야는 54일 만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며 국회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지만, 국민이 체감할 만한 민생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추가경정예산 후속 입법과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 소상공인 지원책, 폭염 대응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정치권의 관심은 자당 현안과 여야 대치에 쏠려 있다. 특히 전국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늘고 농축산업 피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관련 입법과 대책 마련보다 정치 현안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치권만 뜨겁고 민생은 식어가고 있다"는 냉소적 반응도 나온다.
여야 내부 사정도 정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천지 연루설' 등을 둘러싼 후보 간, 계파 간 공세가 격화되고 있으며, 당권 경쟁이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논란으로 번지면서 당내 갈등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힘도 최근 '멱살 파장'으로 홍역을 치른 가운데 윤리위 징계 절차 재개를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당 기강 확립을 강조하지만, 해당 의원들의 반발 등으로 당내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으며, 정부·여당을 향한 당의 공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이나 개헌처럼 중대한 사안일수록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며 "다수 의석만으로 속전속결 처리하는 방식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후유증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속도를 내야 할 곳은 민생 현장과 경제 회복, 폭염 대응, 물가 안정 같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야 모두 민생을 말하지만 실제 국회는 형소법, 개헌, 전대 등 자당 정치 현안에 매몰돼 있다"며 "국민은 정치권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민생을 뒤로 미룬 채 정쟁만 반복한다면 결국 그 평가는 선거를 통해 내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