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500가정 잇는 맞춤형 먹거리 배달
핵심 요약
나누리푸드뱅크가 폭염 속 의정부 취약계층 가정에 맞춤형 식품을 배달했다. 탑차와 경차가 좁은 골목을 돌며 매달 약 500가정에 먹거리와 생활필수품을 전한다. 월 1회 이뤄지는 방문은 고령 1인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역할도 맡는다.
11일 오전 체감온도가 30도를 넘어선 경기 의정부 가능로 일대에서 나누리푸드뱅크 직원들과 이성모 은평교회갑시다교회 목사가 취약계층 가정의 문을 두드렸다. 김재덕씨(가명)는 라면과 된장, 고추장, 가지 등 식자재와 신선식품이 담긴 꾸러미를 건네받았다. 혼자 사는 서병금(73)씨는 폭염이 이어지면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다며 정기적인 지원에서 위로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은 오전과 오후에 각각 3시간씩 진행됐다. 식품을 실은 탑차와 경차 두 대가 한 팀으로 움직였고, 주택이 밀집해 탑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은 경차가 맡았다. 한 달에 약 500가정을 찾는 이 단체는 경기도 광역푸드뱅크와 의정부 인근 빵집·떡집 등에서 식품을 기부받는다. 당뇨 환자의 꾸러미에서는 사탕과 젤리를 빼고, 청소년이나 고령자가 있는 가정에는 영양가 높은 식품을 배정한다.
수혜자 가운데 신우성 집사(가명·69)는 16년 전 추락 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친 뒤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손주를 홀로 키우고 있다. 2년 전부터 생활필수품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 등을 지원받아 조손가정의 생활에 도움을 얻고 있다. 의정부의 기초생활수급 가구는 올해 7월 말 기준 2만1907가구로, 전체 가구의 10.2%를 차지한다.
나누리푸드뱅크는 이 목사가 2015년 설립했다. 출발점은 2010년 의정부에서 교회를 개척한 뒤 열린 행사에서 상당수 어르신이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현실을 확인한 일이었다. 쌀 나눔으로 시작한 구제 활동은 푸드뱅크로 확대됐고, 이 목사는 목회와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전담인력인 퇴역군인 최재영(55)씨는 같은 가정을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며 식품을 전달하고 혼자 사는 어르신의 안부도 살핀다. 이 목사는 전도보다 사랑의 실천에 뜻을 두고 교단과 개별 교회를 넘어 소외계층 지원에 힘을 모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