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3시간 노동, 폐지 159㎏의 값은 6000원
핵심 요약
서울의 낮 기온이 37도까지 오른 날 임천호씨는 약 3시간 동안 폐지 159㎏을 모아 6000원을 받았다. 서울의 폐지 수집 노인 약 2400명 가운데 70대 이상이 90%를 차지하고, 67%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한다. 폭염기 휴식 지원과 소득 보장, 노인일자리 연계 및 지자체의 맞춤형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른 지난 4일, 임천호씨(65)는 성북구 일대에서 오전 6시부터 폐지를 모았다. 오전 9시께 삼선동 고물상에 첫 수거물을 내려놓은 그는 빈 리어카를 끌고 성신여대역 인근 상권으로 다시 향했다. 강한 햇볕에 철제 손잡이가 달아올랐지만 장갑을 끼고 벗는 번거로움 때문에 맨손으로 작업을 이어갔다.
임씨는 골목과 상가에 버려진 종이상자를 찾을 때마다 멈춰 서서 커터칼로 테이프를 제거하고 상자를 납작하게 펼쳐 쌓았다. 오전 11시부터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고 얼굴에는 땀이 계속 흘렀지만 리어카가 찰 때까지 움직였다. 오전 11시 30분 고물상에서 측정한 폐지는 159㎏이었고, 약 3시간 노동의 대가는 6000원이었다. 200㎏을 넘겨도 1만원을 받기 어렵다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창호 설치 일을 20년간 해온 임씨는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둔 뒤 한 달여 전부터 폐지를 수거했다. 노인 일자리를 알아봤으나 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쉬는 생활이 마음에 걸리던 중 주변 권유로 리어카를 끌기 시작했다. 한 번 나가면 보통 3~4시간 일하고 정오 무렵 귀가해 한낮 더위를 피한 뒤 오후에 다시 나온다. 밤에는 술을 마신 행인과 마찰이 생길 수 있어 수거를 삼간다.
서울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은 약 2400명이며 80대 이상이 51%, 70대가 39%로 70대 이상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수거 이유로 생계비 마련을 선택한 비율은 67%였다. 고령자가 무거운 리어카를 끌며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는 현실을 줄이려면 여름철 특별수당과 휴식 지원, 국민기초생활보장 및 노인일자리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활지원사를 활용해 의료·심리·사회적 필요까지 파악하는 지자체 관리체계도 대안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