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산재 급증에도 작업중지는 권고에 그쳐
핵심 요약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온열질환 산재 195건과 사망자 20명이 발생했다. 정부의 폭염 단계별 옥외작업 중지 조치는 사업주에게 강제되지 않는 권고에 머물러 있다. 작업중지권 확대와 소득 손실 보전을 포함한 법·제도 정비가 요구된다.

기후위기로 폭염이 거세지면서 여름철 일터의 온열질환 산업재해와 사망 사고가 함께 늘고 있다. 특히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되는 이주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부가 폭염 수준에 따라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하고 있으나 사업주에게 이를 지킬 의무가 없어, 노동자가 더위 속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법적 권리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근로복지공단에서 확보한 자료에는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온열질환 산재 195건과 사망자 20명이 집계됐다. 산재는 2022년 23건에서 2023년 31건, 2024년 51건, 2025년 77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전남 해남군의 밭에서 비료를 뿌리던 30대 태국인 노동자가 쓰러져 숨졌다. 올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도 2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규모를 넘어섰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폭염경보 때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을 멈추도록 권고한다. 체감온도 38도 이상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 중지를 권한다. 지난해 법령 개정으로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사업주가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줘야 하지만, 단계별 작업중지는 여전히 강제 규정이 아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정한 온도를 넘으면 옥외작업을 중단시키고 있다.
작업중지가 법제화되더라도 공기 단축이 이윤과 연결되는 건설 현장에서는 작업을 계속하려는 유인이 남을 수 있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행사 요건을 완화하고 배달라이더를 비롯한 특수고용직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작업을 멈춰 생기는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제주도는 지난달 폭염으로 공사가 중단될 때 건설 일용직 노동자의 소득 감소분을 보전하는 기후보험을 도입했으며, 이 제도의 전국 확대 방안도 검토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