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대응 해법, 녹지·물·바람에 있다
핵심 요약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과 열대야가 도시의 상시적인 기후 위험으로 부상했다. 녹지와 수변 공간, 바람길은 도심의 열기를 낮추는 자연 냉방 기반으로 확인됐다. 탄소 감축과 함께 도시 구조를 자연 중심으로 전환하는 기후 적응이 필요하다.
올여름 최고기온이 섭씨 40도를 넘고 기록 경신이 이어지면서 폭염은 일시적인 계절 현상을 넘어 일상적인 기후 위험으로 다가왔다. 낮에는 도심의 뜨거운 열기가 시민을 위협하고 밤에는 열대야가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는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지만, 당장의 피해를 줄이는 기후 적응은 국가와 지방정부의 도시·지역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한낮 도심에서는 아스팔트와 밀집한 건물 사이에 열기가 머문 반면, 바람이 통하는 곳과 가로수 아래에서는 체감되는 더위가 뚜렷하게 줄었다. 나무는 그늘을 만들 뿐 아니라 수분을 증발시켜 주변 열을 낮추고, 이어진 녹지축은 기록적인 폭염에도 걸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사방이 열린 숲속 정자와 하천변의 바람, 수변 식생도 물과 나무가 결합한 자연 냉방의 효과를 보여줬다.
도시를 식히려면 녹지 확대와 함께 정체된 열을 내보낼 바람길을 확보해야 한다. 도시계획 단계에서 주풍향을 고려해 녹지축과 개방 공간을 잇고 공기가 흐르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하는 바람길 숲과 하천 복원도 이런 역할을 맡는다. 청계천 복원 뒤 주변 평균 기온이 약 0.7도 낮아진 사례는 수변 공간이 환경 개선뿐 아니라 도시 냉각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대기에 남아 지구의 온도를 높인다. 대도시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가운데 자연이 흡수하는 비율은 대부분 5% 수준이며, 일부 도시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탄소 감축을 지속하면서도 나무를 더 심고 숲을 연결하며 하천과 습지를 되살리는 적응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폭염 시대의 도시 경쟁력은 건물의 양보다 자연을 얼마나 품고 생태계 서비스를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