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기준 손본 KBO, 복사열 반영은 과제로
핵심 요약
KBO가 폭염중대경보 또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일 때 프로야구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체감온도 33.9도였던 고교 야구 현장에서는 그라운드 온도가 66도에 육박해 선수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KBO는 복사열과 습도를 반영하는 온열지수를 현장에서 측정해 데이터를 쌓은 뒤 도입 여부를 검토한다.
폭염으로 사상 처음 전면 중단됐던 프로야구가 11일 재개된 가운데 KBO가 경기 취소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올해 신설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거나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최고기온에 더해 습도의 영향을 반영했지만, 선수와 관중이 실제로 받는 열 스트레스를 충분히 판단하려면 지면 복사열까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봉황대기 고교 야구대회가 열린 지난 7일 오전 10시쯤 서울의 체감온도는 33.9도로, KBO의 새 기준만 적용하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 온도는 66도에 육박했고 바닥에서 치솟는 열기에 선수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경기 후인 오후 6시쯤 측정한 인조잔디 위 기온은 38.7도, 온열지수는 32.2도였으며 더그아웃은 각각 39.1도와 32.9도로 더 높았다.
온열지수인 WBGT는 기온과 습도, 복사열을 함께 계산해 사람이 받는 열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간이 측정기는 습도에 70%, 복사열에 20%, 기온에 10%의 가중치를 둔다. 고용노동부는 제련소처럼 고열에 노출되는 작업장의 휴식 기준에 이 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31도를 넘으면 야외 운동 전면 금지를 권고하며, 국제축구연맹은 경기 전 수치를 재 32도를 넘을 경우 휴식 시간을 주거나 경기를 취소할 수 있게 한다.
미국 프로축구는 약 28도를 넘으면 휴식 시간을 부여하고, 국내 K리그도 경기감독관이 온열지수를 측정하지만 명시적인 취소 기준은 두지 않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관련 규정을 찾기 어렵지만 일본 고교 야구 고시엔은 경기 시작 전에 수치를 잰다. KBO는 경기 운영위원이 현장에서 직접 측정하며 데이터를 축적한 뒤 온열지수 도입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