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서 마주한 추격매수의 대가
핵심 요약
6월 고점에서 반도체 ETF를 매수한 개인투자자가 급락장 속에서 손절과 익절 사이에 멈춰 섰다. 고액 자산가와 소액 투자자의 차이는 목표 수익 실현과 투자금이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에서 드러났다. 커버드콜 상품의 구조를 오해했던 투자자는 추격매수와 불완전한 판단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 6월 고점에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뒤 급락장을 맞았다. 국내 증시가 한 달 사이 고점 대비 최대 40% 떨어지는 동안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손실률이 61%를 넘은 사례도 나타났다. 그는 손절도 익절도 하지 못한 채 매일 계좌를 확인하며 매수와 매도 시점을 되짚었다.
같은 시장에서도 투자 결과는 달랐다.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의 평균 수익률은 하이닉스 1241.6%, 삼성전자 495.9%로 집계됐다. 낮은 가격에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차익을 실현한 결과다. 반면 주거 마련 자금까지 투자에 연결된 개인에게 매도 결정은 생활의 향방과 맞닿아 있어 같은 원칙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투자자는 손실을 프로이트와 라캉이 다룬 애도와 멜랑콜리의 차이로 돌아봤다. 애도는 상실을 인정하고 대상에서 마음을 거두는 과정이지만, 멜랑콜리는 잃은 대상을 자아와 분리하지 못한 상태다. 목표 수익을 확정한 뒤 다음 투자로 넘어가는 행동과 달리,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그는 종목 가격과 자신의 가치를 겹쳐 받아들였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손실 종목인 지수 커버드콜 상품은 투자 판단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이 상품은 콜옵션 매도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해 상승장 참여 폭을 넓히도록 설계됐지만, 코스피 급락 때는 수익률도 빠르게 내려가 개별 종목보다 낙폭이 컸다. 투자자는 유연성이 상승 방향으로만 작동한다고 오해했음을 확인했다. 아직 매도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타인의 움직임을 좇았던 매매와 상품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를 인식하는 데서 손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