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미 해병대, 전쟁 폐허서 맺은 70년 인연
핵심 요약
주한 미 해병대 지휘부가 초청을 받아 지난 6일 경북 포항을 방문했다. 미 해병대는 전쟁 직후 선린애육원 설립을 돕고 70년 넘게 봉사와 후원을 이어왔다. 애린복지재단은 양측의 오랜 인연을 기리며 지역사회 복지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발레리 잭슨 주한 미 해병대 사령관과 앤서니 헨더슨 소장 등 10여 명이 지난 6일 경북 포항을 방문했다. 이들을 초청한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은 한국전쟁 이후 70년 넘게 선린애육원을 후원해 온 미 해병대에 포항 시민의 감사 뜻을 전했다. 이 이사장은 선린애육원 원장을 지낸 고 이명석 선생의 아들이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점령된 포항은 피난민 사이에 병력이 숨어 부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로 피란길까지 막혔다. 지역 고등학생들이 총을 들고 저항했지만 전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해병대를 포함한 미군이 반격해 포항을 되찾는 과정에서 시내 대부분이 폐허가 됐으나, 포항제일교회는 공격 지점에서 제외돼 파괴를 피했다.
전쟁 직후 이명석 선생은 보존된 포항제일교회를 기반으로 고아 보호시설 설립을 제안했다. 포항 주둔 미 해병대의 지원을 받아 천막 시설로 출발한 선린애육원은 미 해병대의 모금 운동을 통해 부지까지 마련했다. 이후 해병대원들은 해마다 애육원을 찾아 봉사하며 포항과 관계를 이어왔다. 이대공 이사장과 유족들은 선친의 뜻을 계승해 1998년 사비로 애린복지재단을 세웠다.
이 이사장은 연합군의 희생과 포항 주둔 미 해병대의 지속적인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애린·선린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부사장과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지낸 그는 재단을 통해 사회복지와 장학, 복지 선교, 문화예술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잭슨 사령관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성장한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우방 관계에 자긍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