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버스 청년주택 제안, 비용·안전 논란 확산
핵심 요약
황희 의원이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임시주택 1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개조비 외에 부지·기반 시설과 환기·단열·안전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당은 개인 아이디어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의 청년 주거 인식에 대한 논란은 이어졌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청년 임시 주거공간으로 공급하는 이른바 ‘버스 하우스’를 제안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3선인 황 의원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보트하우스를 사례로 들며 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버스 한 대의 개조비를 5000만원으로 잡고, 예산 5000억원을 투입하면 1만가구를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도 공개했다.
제안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는 청년을 도로 위 난민으로 만들려는 것이냐거나 제안자 가족부터 입주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인공지능으로 버스 안에서 생활하는 청년의 모습을 구현한 조롱성 이미지도 확산했다. 이동 수단으로 설계된 버스에 침실과 화장실, 주방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주택 기능이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기·단열·채광뿐 아니라 소방과 전기 안전, 주차, 사생활 보호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를 둘 부지와 기반 시설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비용 산정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개조비 외에 토지와 설비 비용을 모두 반영하면 저렴한 주택 공급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비판이다. 주거 공간은 잠을 자고 비를 피하는 장소를 넘어 인간다운 생활과 자산 형성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이번 제안이 청년 주거 문제의 본질을 놓쳤다는 반응도 제기됐다.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붕어·개구리·가재를 언급한 글까지 다시 거론됐다.
논란이 커지자 황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정책이 아닌 개인 아이디어라는 취지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상임위원회 소속 중진 의원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계속됐다. 집값 문제를 풀고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하는 일이 쉽지 않더라도, 공급 물량을 임시방편으로 채우려는 접근은 정책 불신과 냉소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청년에게 필요한 주거가 단순한 수용 공간인지,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온전한 집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