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산재로 아들 잃은 두 아버지의 5년
핵심 요약
평택의 일터에서 5년 간격으로 숨진 1998년생 두 청년의 아버지가 같은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김승모씨 유족은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체계가 규명될 때까지 장례를 미루고 있다. 두 아버지는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멈추고 이번 죽음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 평택의 장례식장에서 산업재해로 아들을 잃은 두 아버지가 만났다. 지난달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숨진 하청노동자 김승모씨의 빈소는 지난 9일로 19일째를 맞았지만 장례는 치러지지 못했다. 승모씨 아버지 김모씨는 사고 원인이 충분히 밝혀져야 아들을 보낼 수 있다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부산에 사는 이재훈씨는 2021년 아들 선호씨의 장례를 준비했던 같은 장소를 5년여 만에 다시 찾았다. 1998년생 동갑내기인 승모씨와 선호씨는 모두 평택의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학생이던 선호씨는 그해 4월 22일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300㎏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고, 유족은 죽음을 납득하지 못해 59일 동안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선호씨는 동식물 검역 업무로 채용됐지만 사고 당시 개방형 컨테이너 청소에 투입돼 있었다. 현장에서는 안전모가 지급되지 않았고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도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평택항에서 6년간 일한 이씨는 연락이 끊긴 아들을 찾아 사고 현장으로 갔다가 직접 주검을 마주했다. 이후 부부는 딸이 있는 부산으로 옮겼지만, 아들의 기일마다 평택을 찾고 있다.
김씨는 승모씨가 두 번째 설비를 점검하러 기계 안으로 들어간 뒤 외부에서 작동 스위치가 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관리자 미배치와 2인 1조 작업 미이행 경위에는 아직 납득할 설명을 듣지 못했다. 경찰과 노동청은 사고 16일 만인 지난 7일 공장을 압수수색했다. 인터뷰가 이어진 날에도 인근 매일유업 평택공장에서 저장탱크 청소 노동자 2명이 쓰러져 1명이 숨졌다. 두 아버지는 다시는 젊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이번 사고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