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을 놓고 이웃 곁으로 간 조호진의 15년
핵심 요약
조호진 시인은 기자의 펜을 놓고 위기청소년과 소외된 이웃의 곁으로 향했다. 그는 밥과 후원, 신장 기증을 통해 다시 살아갈 기회와 포기하지 않는 믿음을 건넸다. <희망 한 톨>에는 15년간 이어온 활동과 앞으로도 희망을 배달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조호진 시인의 책 <희망 한 톨>은 삶의 벼랑 끝에 놓인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온 기록을 1부부터 4부까지 따뜻한 편지 형식으로 담았다. 기자로 아픈 현장을 기록하던 그는 글을 쓰는 일만으로 사람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장으로 향했고, 위기청소년의 친구이자 ‘희망공장장’을 자처하며 소외된 이들의 곁을 지켰다.
조 시인은 이주노동자와 미혼모를 돕고 위기청소년에게 따뜻한 밥과 다시 일어설 기회를 건넸다. 얼굴조차 몰랐던 젊은이에게 신장 하나를 내어준 일도 책에 담겼다. 그에게 나눔은 가진 것의 일부를 떼어주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마음과 삶을 내어주는 일이었다. 밥 한 끼와 후원금 너머에 상대를 혼자 두거나 포기하지 않겠다는 믿음이 놓여 있었다.
그의 삶과 작품에는 ‘소년’과 ‘희망’이 거듭 등장한다. 첫 시집 <우린 식구다>에는 힘겹게 살아가는 소외된 이들이 등장하며, 이후 소년의 눈물, 소년희망공장, 소년희망배달부 등의 활동과 표현으로 이어졌다. 조 시인은 가정폭력과 가난, 버림과 방황을 겪은 아이들을 ‘문제아’로 규정하는 대신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훈계보다 다시 믿어주는 사람과 끝까지 곁을 지키는 손길이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희망 한 톨>이 제시하는 희망은 따뜻한 밥 한 끼,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 넘어졌을 때 다시 내미는 손, 새로 시작해도 괜찮다는 말처럼 작고 구체적이다. 책 말미에는 아내의 결단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소년희망배달부로 살아온 15년을 돌아보는 마음이 담겼다. 조 시인은 앞으로도 희망을 배달하며 살겠다는 뜻을 밝혔고, 책은 독자에게 자신이 누군가의 ‘희망 한 톨’이었는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