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볼에 새긴 평화의 발걸음, 통일걷기 10년
핵심 요약
2026통일걷기 참가자들이 8월 5일 양구 펀치볼 일대에서 4일차 행군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전쟁과 분단의 흔적이 남은 현장을 걸으며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10년째를 맞은 올해 일정은 14일까지 고성에서 파주 임진각으로 이어진다.
2026통일걷기 참가자들이 8월 5일 이른 아침 강원 양구군 해안면의 펀치볼 농경지를 가로지르며 4일차 행군을 이어갔다. 역대급 폭염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분단 현장을 직접 걸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을 되새겼다. 김담 씨(60)는 완주보다 행사를 계속 이어가는 데 의미가 있다며, 먼저 손을 내미는 작은 실천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밝혔다.
행군 구간에는 안보와 평화의 의미를 함께 살필 수 있는 시설이 자리한다. 펀치볼분지 북단의 양구통일관은 북한에 대한 이해와 통일의지를 높이는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4땅굴에서 5㎞ 떨어진 곳에 1996년 문을 열었다. 가칠봉 능선의 을지전망대는 군사분계선 남쪽 약 1㎞ 지점에 있으며, 해안분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금강산 비로봉과 차일봉·월출봉·미륵봉·일출봉도 볼 수 있다.
해발 400~500m의 고지대 분지인 해안면은 양구군 북동쪽 약 22㎞에 걸쳐 있다. 6·25전쟁 당시 이곳을 본 종군기자가 지형을 펀치볼에 빗대면서 별칭이 붙었다. 양구는 1945년 38도선이 그어진 뒤 남면 일부를 제외한 전 지역이 공산 치하에 놓였고, 전쟁 이후 수복됐다. 서울대 도시경관기획연구실 연구원 이승열 씨는 연구자가 아닌 참가자로서 주민과 참가자의 경험·기억·감정에 담긴 비무장지대의 평화 의미를 확인하고자 걸음에 동참했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행사에는 매년 참가해 온 조인묵 전 양구군수와 2017년 통일걷기를 주도한 이인영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조 전 군수는 통일 염원을 이어가고 넓히는 토대로서 걷기의 힘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예상보다 멀고 복잡해졌지만 미래를 낙관하며 걷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고성에서 출발한 일정은 14일까지 12박 13일간 파주 임진각으로 이어지며, DMZ의 생태적 가치와 접경지역 주민의 삶도 돌아본다. 행사는 이 의원과 국회의원 95명, 사단법인 통일걷기, CBS가 공동 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