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경쟁력 좌우하는 설계 IP 육성론
핵심 요약
반도체 개발비의 30~40%를 차지하는 설계 IP가 팹리스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한국 팹리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1%로 주요 경쟁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팹리스 중심의 지원을 IP 공급사와 디자인하우스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허승훈 레오LSI 대표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려면 설계 지식재산권(IP) 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개발비 가운데 IP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은 30~40%에 달한다. 설계가 복잡해질수록 팹리스가 모든 기능을 자체 개발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성능이 검증된 IP를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역량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IP는 특정 기능을 구현한 설계 블록으로, 팹리스가 이를 구매하거나 이용 허가를 받아 칩 개발에 적용한다. 팹리스와 IP 공급사, 디자인하우스가 긴밀하게 움직여야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팹리스가 늘어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객 기반 확대에도 연결될 수 있어, IP 산업의 성장이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한국 팹리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1%로, 미국 68%, 대만 21%, 중국 9%와 큰 차이를 보였다. 우수한 설계 인력이 부족하고 해외 IP와 설계 도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도 구조적 한계로 지적됐다. 중국은 IP 기업을 전략적으로 키워 베리실리콘과 같은 업체를 배출했다. 삼성전자도 2023년 IP 협력을 확대하며 3나노미터부터 8나노미터 공정에 활용할 설계 자산 확보와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허 대표는 그동안 팹리스에 집중됐던 정부 지원 범위를 IP 공급사까지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7년 삼성전자 출신인 허 대표가 설립한 레오LSI는 아날로그 반도체 IP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 분야의 설계 자산은 선단 공정으로 전환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IP 기업을 연구개발과 인력 측면에서 함께 육성하는 정책이 뒷받침되면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취약한 연결 고리를 보완하고 세계적 설계 IP 기업이 성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