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통항권 급등…한국 물류비 압박
핵심 요약
파나마운하 8월 통항권 일일 경매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6배 이상 뛰었다.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수요 증가와 가툰호 수위 하락이 가격 상승을 함께 자극했다. 미주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진 한국 정유·해운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파나마운하 주요 수문의 8월 통항권 일일 경매 가격이 평균 약 110만달러(약 15억5900만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보다 1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형 선박용 수문의 평균 경매가는 25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운하를 이용하는 선사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후 진행된 개별 경매에서는 네오파나막스 갑문 통항권이 378만달러, 파나막스 갑문 통항권이 263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석유가스 운반선은 주로 정해진 요금으로 사전 예약하지만, 전체 이용 선박의 최대 30%는 일일 경매에서 통항권을 확보해야 한다.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면 경매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구조다.
2월 말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걸프만산 원유와 석유제품 구매를 늘렸고, 걸프 연안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인 파나마운하로 선박이 몰렸다. 반면 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가툰호 수위는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1965~2022년 평균을 밑돌고 있다. 현재 수위는 극심한 가뭄을 겪은 2023년보다 높지만, 향후 몇 달간 예상되는 하락 속도는 당시보다 가파르다.
운하 당국은 7월부터 선박의 흘수를 제한해 화물 적재량을 줄이도록 했다. 이 조치는 운송비를 높이는 동시에 길이 50마일(약 80.5㎞)인 수로 입구의 선박 대기를 늘릴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은 상호 피해 배상 문제로 맞서고 있으며, 이란도 전쟁 종식과 해외 동결자산 해제 등이 수용되지 않으면 해협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 컨테이너 수출의 10.9%가 파나마운하를 거쳤다. 올해 5~7월 원유 수입 중 중동 비중은 69.1%에서 48.5%로 낮아진 반면 미주 비중은 23.1%에서 35.6%로 올라 국내 정유·해운업계의 운송비와 원료 조달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