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이태원 참사 용어 변경 지시 공식 확인…국가 책임 회피 의도
핵심 요약
특조위가 행안부 실지조사를 통해 이태원 참사 직후 정부가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변경해 전파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중대본 회의록에는 이상민 장관이 국가 책임 문제를 이유로 용어 변경을 제안한 발언이 담겼다. 특조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전파 경로와 회의록 차이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8일 윤석열 정부가 참사 직후 '참사'와 '압사', '희생자' 등의 용어를 '사고'와 '사망자'로 변경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전파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제63차 위원회를 열고 지난 7~8일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022년 10월3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 회의에서 '참사'와 '압사'는 '사고'로, '희생자'와 '피해자'는 '사망자'와 '사상자'로 변경해 사용하기로 결정됐으며, 이 결정은 당일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즉시 전파됐다. 특조위는 당시 회의를 준비한 공무원 7명의 PC를 확인해 회의록과 회의 결과, 전파 문서 등을 확보했다. 회의록에는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가해자가 없는 이번 사고의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 희생자 등을 사고 사망자, 사상자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유재형 특조위 조사2과장은 브리핑에서 행안부 비상근무자가 이상민 장관이 "참사나 희생자, 피해자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나중에 국가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으니 사망자, 사상자로 용어를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한 행안부 국장급 고위공무원도 법적 책임 문제를 우려해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의승 당시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사고 원인이 조사 중인 점을 감안해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변경할 것을 건의한다"고 발언했다.
특조위는 "이번 실지조사를 통해 국가 책임 회피가 드러난 용어 변경의 결정과 전파 과정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용어 변경 지시의 전파 경로와 대통령·국무총리 등 발언 내용, 실제 회의 진행과 회의록 기재 내용의 차이 등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과장은 "공식 회의 문건에는 실제 발언보다 정제되고 순화된 표현이 기재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의록과 실제 발언의 차이를 세밀하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지난해 10월 행안부에 중대본 회의 현황과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지만 행안부가 '회의 계획'만 제출하고 나머지 자료는 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번 조사로 회의록 존재가 확인된 만큼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