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부족에 입학 앞둔 가족들 전국 이주
핵심 요약
특수학교 부족으로 장애 아동 가족들이 입학할 학교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20년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중증 장애 학생도 정원 부족으로 밀리고 있다. 정부의 신설 실적이 약속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소규모 학교를 분산 설립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장애나 발달 지체가 있는 자녀를 특수학교에 보내려는 가족들이 입학할 곳을 구하지 못해 거주지를 옮기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8살 선율이의 가족도 지난해 11월 서울을 떠나 강원도로 이사했다. 살던 동네에는 입학할 수 있는 학교가 없었고, 인근 특수학교 역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원서 마감을 앞두고 집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채 계약부터 체결하는 사례도 있다. 한 학부모는 제주도 학교의 접수 마감 전날 모집 사실을 알게 된 뒤 부동산에 연락해 집을 가계약했다. 경기도의 한 특수학교는 올해 경쟁률이 낮아진 상황에서도 5대 1을 웃돌았다. 중증 지체장애 아들 시하의 어머니 백혜진 씨는 전문 교육과 성인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원서와 함께 교육청에 호소문까지 제출했다.
최근 20년 동안 전체 학생 수는 약 36% 감소했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이나 일반학급에서도 교육받을 수 있으나, 중증 장애로 특수학교가 꼭 필요한 아이들까지 정원 부족으로 입학 순번에서 밀리고 있다. 결국 특수학교 지원을 포기하고 일반 학교 원서를 선택하는 가정도 나오면서, 유치원에 이어 초등학교 진학 때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특수학교 20곳 신설을 약속했으나 지난해 늘어난 학교는 1곳에 그쳤다. 김기룡 중부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초·중등 과정을 모두 운영하는 대규모 학교 대신 초등 과정과 중·고등 과정을 나눈 소규모 특수학교를 주거지 가까이에 분산해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입학철마다 가족 전체가 학교를 찾아 이동하는 현실을 줄이려면 특수교육 수요에 맞춘 학교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