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정출산 겨냥해 시민권 범위 재조정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원정출산 자녀의 미국 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입국 목적을 속인 산모의 자녀와 외교공관 직원의 자녀가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명령은 기존 출생시민권 제한 조치가 대법원에서 위헌 판단을 받은 뒤 적용 범위를 좀힌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올해 6월 연방대법원이 기존 출생시민권 제한 명령을 6대 3으로 위헌 판단한 뒤, 적용 대상을 원정출산 등으로 좁혀 다시 행정명령을 내놓은 것이다.
새 명령은 출산을 목적으로 입국 사유를 허위로 밝히고 미국에 들어온 여성이 현지에서 낳은 자녀를 시민권 부여 대상에서 제외한다. 외국 정부를 대표해 미국에서 근무하는 외교공관 직원의 자녀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이후 기존 정책을 조정해 이번 명령을 마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출생시민권은 1868년 비준된 수정헌법 14조 1항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하고 미국의 관할권 아래 있는 사람을 시민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남북전쟁 이후 해방된 흑인 노예들이 이 조항을 토대로 시민권을 얻었으며, 2022년 기준 미국에서 태어난 성인 가운데 최소 130만 명은 불법 이민자의 자녀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당일인 지난해 1월 부모 모두가 불법 체류 중이거나 영주권이 없을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는 명령에 서명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끌거나 진보 성향이 강한 22개 주와 워싱턴DC가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같은 해 5월 전국 단위 가처분의 효력을 제한했으나, 올해 6월에는 시민권을 정치 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권리로 규정하며 기존 명령이 수정헌법 14조에 어긋난다고 결론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