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이민 비자 출산·시민권 제한 확대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비이민 비자를 이용한 미국 내 출산과 시민권 취득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입국 제한부터 알선·지원자 제재, 시민권 증명서 발급 금지까지 조치 범위가 확대됐다. 연방대법원의 기존 판단과 맞물려 행정명령을 둘러싼 법적 다툼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백악관 서명 행사에서 외국인의 미국 내 출산을 통한 시민권 취득을 제한하는 추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관광·유학 등 비이민 비자로 입국해 출산하는 사례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사례가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 따라 국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에 들어오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 과거 원정출산에 관여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이를 알선하거나 지원한 개인과 단체를 제재하는 방안도 담겼다. 외국인 부모가 미국에서 낳은 자녀에게 시민권 인정 증명서를 발급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외국 대사 등 외교관의 자녀와 미국 정부가 테러단체 또는 적성국 관련 인사로 분류한 이들의 자녀에도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임시·불법 체류자의 자녀에게 시민권이 자동 부여되는 제도를 축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 출생시민권 제한 명령을 내렸으나, 연방대법원은 6월 30일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원칙적으로 시민권이 자동 부여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판단을 매우 실망스럽고 공정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행정명령에는 연방대법원의 제동 이후에도 기존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민 정책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비판해 온 중국 부유층의 원정출산을 겨냥한 성격도 있다. 플로리다주의 한 업체는 마이애미에서 2천 건이 넘는 원정출산을 지원했다고 홍보해 연방 하원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시민권 취득을 다시 제한하려는 시도인 만큼 법적 다툼 가능성이 크지만, 백악관은 대법원 판단 취지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