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밀 환승에 동행단 안전 논쟁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비해 전용기를 비밀리에 바꿔 탔다. 참모와 정부 관계자, 기자 등 100여 명은 위협을 통보받지 못한 채 기존 항공기에 남았다. 민주당은 의회 브리핑을 요구했고 지침 위반 여부와 실제 위협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비해 귀국 항공기를 비밀리에 바꿔 탄 사실이 드러나면서 동행자 안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튀르키예를 떠날 때 구형 에어포스원에 올랐다가 몰래 내린 뒤, 기내식 운반 차량을 타고 별도의 공군기로 이동했다. 기존 전용기에는 참모와 정부 관계자, 기자 등 100여 명이 남아 영국으로 향했다.
작전 당시 탑승자들은 항공기에 어떤 위협이 제기됐는지 알지 못했다. 취재진은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아 대통령의 하차와 환승을 확인하지 못했고, 일부 백악관 직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기내에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전직 CIA 정보관 스티븐 캐시는 대통령의 위험을 낮추는 과정에서 나머지 승객들이 대체 표적처럼 남겨졌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위협의 표적에게 이를 알리도록 한 정보공동체지침 191호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다.
위협의 현실성을 둘러싼 평가도 엇갈린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연구원은 앙카라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공격하려면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갖춘 비밀 공작원이 가까이 접근해야 해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박사는 이란이 앙카라에서 이륙하는 항공기를 격추할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활주로의 항공기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방안도 이론상 가능하지만 실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다만 미국 당국이 중국제나 러시아제 대공 미사일을 이용한 테러 공격을 우려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를 충격적인 기만 작전으로 규정하고 의회 브리핑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은 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승객의 안전이 걸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 때도 미끼 항공기가 투입됐지만, 당시 백악관은 출입기자단 대표에게 대통령의 실제 위치와 동행 기자 보호 조치를 사전에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응과 차이를 보였다.